• 판사유감 작가 문유석 출판 북이십일 21세기북스 이다인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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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인용문으로 <판사유감>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가정도, 취미도, 친구도 다 포기한 채 고독한 수도승처럼 의무의 감옥에 홀로 갇혀있는 법관이 넓은 세상속에서 펄떡펄떡 숨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법리라는 잣대로 재단하는 것을 칭송하지 않는다. 행복한 법관은 더 참고 들을 여유가 있고, 더 긍휼히 여길 줄 알며, 더 부드럽게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알며, 동시대인들과 공감할 줄 안다."

    "나는 개인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배격하고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며 인간을 일정한 틀에 묶어 두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 법의 사명은 이런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채 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판단하는 법관이 아닌,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시민들의 눈으로 문제를 바라볼 줄 아는 법관이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라는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사실 이것은 비단 법과 법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든 엘리트적 시각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 특히 소수자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약자에게 호혜적이고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닌, 그동안 사회에서 배제되어 온 사람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섭하고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혼재하는 사회는 시끄럽고 어쩌면 '엉터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법이 추구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유토피아처럼 조화롭고 완벽한 '무균의' 상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합의가 도출되는 변화의 공간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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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나 약자의 입장을 공감하려 노력한다는 점에 늘 문유석 판사님에겐 알 수 없는 경외감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개인주의자 선언밖에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후기를 보니 판사유감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