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묘한 미술관 작가 진병관 출판 빅피시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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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그림이 좋아서 여러 책을 찾아서 읽었었다. 고전 교양서부터 현대 교양서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면서 문화해설사로 일하는 전병관이 ‘기묘한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과 관련된 교양서를 한 권 더 출간했다. 가볍게 집어 들 수 있는 제목과 책이었다.

    대중을 상대로 한 교양서의 대상이 되는 작품들이 겹치는 경우가 좀 많이 있다. 르네상스의 거장들, 근대 회화의 대가들. 그렇다고 그들의 작품을 다시 접하는 것이 식상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항상 읽을 때마다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들을 소환한다. 미술관을 가서 직접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으니, 책을 접하는 것은 아무리 책에 컬러로 된 사진이 있다고 한 들,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술관을 가서 직접 작품을 감상하라고들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실제 작품의 크기와 질감이 우리의 마음 속에 남기는 그 무엇은 축소된 형태로 실린 사진으로는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득, 코로나 전 방학에 떠난 뉴욕 여행이 생각났다. 그 유명한 MoMA., 뉴욕 현대 미술관을 가 보았지만 그 때 보았던 조각과 그림 중에서 제대로 기억이 나는 것이 없고, 감동도 사실 받지 못했다. 그림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적었고, 그 때는 저녁에 숙소에서 마시는 맥주만 생각났을 뿐이다.

    아쉽기는 했다. 만약에 그 때 제대로 준비를 하고서 그림을 보았다면 어땠을까?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다. 근대 미술의 대가들의 작품도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감상하고 싶다. 거기서 그들이 고민했던 것들, 그 그림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을 기억해내고 싶다. 머리속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19세기말 20세기초에 유행했던 압생트를 마시며 술독에 빠져보고도 싶다.

    그리고 문득 기존의 틀에서 반항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도 모른다. 예술은 꼭 아름다워야 하는가? 현실을 사실적으로 내가 느낀 것과 같이 표현하면 안될까? 마네의 ‘올랭피아’가 생각난다. 앙리 루소의 ‘뱀을 부리는 주술사’가 떠오른다. 그리고 이번에 또 새롭게 알게 된 화가, 오노레 도미에의 작품을 떠올린다. 마음은 어느덧 요동치는 것 같다.

    그림을 다루는 책은 무엇이든 한번 읽어 보기를 바란다. 근래에 친절하게 그림을 설명해주고 이야기해주는 책들이 많고 그런 책 중에서 실망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쓰는 사람에 따라서 같은 화가로도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런 의견들이 모여 어느덧 그에 대한 입체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 같다. 이 책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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