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달(양장본 HardCover) 작가 가쿠타 미츠요 출판 위즈덤하우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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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던 주인공 우메자와 리카. 그녀는 지금 치앙마이에 있다. 1억엔에 가까운 은행돈을 횡령하고 그녀는 태국의 낯선 도시로 도피했다. 그녀는 대체 왜 이런 큰 횡령사고를 일으킨 것일까? 이러한 큰 횡령사고의 범죄자가 자신이 알던 학창시절의 동창, 옛 애인, 사회에서 만난 친구라는 사실에 다들 당황스럽다. 그들이 만났던 그녀는 원래부터 범죄자의 기질을 가진 나쁜 인성의 사람이었을까?

    그들의 기억을 빌려와 생각해도, 학창시절부터 그녀에게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럴 리가 없어. 아니 무엇인가 이유가 있었지 않았을까? 소원한 결혼생활과 불임으로 리카는 처음에는 시간제 사원을 하다가, 이후에는 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직 사원이 된다. 고객인 노인의 손자를 만나서 애인이 되지만, 젊은 히라바야시 고타는 빚까지 있는 고학생 신분이다.

    처음에는 조금씩, 나중에 갚으면 된다는 생각에 고객의 돈에 손을 댄 리카. 그렇지만 어느덧 젊은 애인과의 섹스 그리고 돈을 씀으로써 생기는 행복감에 젖는다. 급기야는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이제는 누군가 멈추지 않으면, 그 누구도 그녀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고타에게도 배신당하고, 횡령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자 외국으로 도피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녀를 회상하는 지인들의 모습도 돈에 대한 감각이 왜곡되고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옛 동창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근검절약을 하지만, 딸은 가지고 싶은 물건을 훔친다. 현실을 무작정 희생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항상 옮은 것일까? 옛 애인은 쇼핑중독에 빠진 아내와 이혼하지만, 애인관계인 여자의 씀씀이에 거리를 둔다. 사회에서 만난 주조 아키는 마찬가지로 돈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고 쇼핑을 이어나간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느덧 교환수단이 돈은 그 본래의 의미를 넘어섰다. 그리고 돈을 쓰는 것에 중독된 사람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항상 근검절약을 하면서 사는 것도 문제이며,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써 대는 것도 문제다.

    오늘날의 자본주의의 미덕을 이야기하라면, 아마도 소비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보다 건강한 미덕이란 소비보다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한다는 개념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개념을 통한 도덕적 감수성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과 같이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삶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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