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 외(범우비평판한국문학 36-1 나혜석 편) 작가 나혜석 출판 범우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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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아홉 살 경희는 중산층의 신여성이다. 그녀는 공부만 할 줄 아는 게 아니라 청소나 바느질도 잘 하고 재봉틀 솜씨도 뛰어나며 김치도 곧잘 담는다. 여학생에 대한 노부인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종 시월이의 일을 나눠서 할 만큼 정도 많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집안일을 분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에는 성별, 계급을 떠나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경희의 가치관이 깔려있다.
    작가 나혜석은 주인공 경희의 ‘성장’을 강조한다. 경희는 계속 부지런히 움직이며 새로운 할 일을 찾아내며, 내면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결말에서 경희가 결혼을 거부한 뒤 감정이 파도처럼 몰아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기존 체제의 강요를 거부하는 데에는 일단 성공했으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며 괴로워한다. 그녀의 머릿속이 바스라진다. 글은 일부 기독교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된다. 구어체보단 문어체에 가까워서 조금 딱딱하다고 느꼈다. 어린 인물의 대사가 나이 많은 어른의 말투라서 조금 어색했다. 또한 대화나 사건 진행이 아닌 화자의 내면 서술로 이어지고 설명하는 부분이 많았다.
    『경희』에는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 경희의 아버지나 오라비 등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야기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은 대개 여성이다. 이전 시대의 소설들에 비해 여성 캐릭터에 대한 깊이가 확연히 깊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근대적인 여성들과 달리 경희는 상대가 어른이더라도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고 결혼을 거부하는 등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또한 경희는 계속 변화하는 입체적 인물이다. 이런 점에서 경희는 발전적인 인물이다. 이는 나혜석의 개인적 삶과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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