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0 작가 엄성용 출판 마카롱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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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실린 다섯 편의 글 중 인상 깊었던 작품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작품은 엄성용의 「롸이 롸이」이다. 소설 속 배경은 미세먼지가 극심해진 상황으로, 마스크나 방독면이 없으면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의 책인데, 미세먼지로 인한 소설 속의 장면들과 현재의 상황이 절묘하게 겹쳐진다. 읽으면서 마스크가 필수가 된 요즈음의 상황과 세부적인 설정이 많이 비슷해서 놀라웠고, 섬뜩하게 소름이 돋기도 했다. 다소 남성 중심적인 서사는 아쉬웠으나, 배경 설정과 사건의 전개는 현실적이고 현실 반영 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설에 바탕을 둔 설정이 흥미롭다. 스릴러물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두 번째 작품은 희림의 「용옹기이」다. 기차를 타고 부산에 내려 온 주인공이 우연히 헌책방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용옹기이’라는 고서를 발견한다. 소설은 주인공이 이 책을 신주단지 모시듯 품에 품고서 서울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산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보수동 책방 골목, 자갈치 시장, 용두산 공원, 부평 깡통시장 등 익숙한 지명이 나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과 함께 숨차게 뛰어다니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었다.
    언어유희를 통한 창의적인 고서의 제목, 혼자서 첩보물을 찍는 듯한 주인공의 행동, 일방적인 오해가 빚어낸 사건 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기-승-전’에 걸쳐 체계적으로 고조되는 긴장과 ‘결’에서의 허무한 결과가 상반되어 웃음을 유발한다. 탄탄한 서사의 끝에 이어지는 일확천금을 바라던 주인공의 절망은 요행을 바라나 갖은 고생 끝에 실패하는 현대판 우화 혹은 민담적인 결말이다. 소설은 짧은 단편 안에 완결성을 갖추고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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