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빌라 작가 백수린 출판 문학동네 김쿠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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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상을 받았다던 단편집. 특유의 섬세한 글이 인상 깊었다. 표지를 정말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서.

    애독가들 사이에서 꽤 호평을 받기에, 또 어떤 이는 2020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기까지 하기에 기대를 하고 구매를 했다. 분명하고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두루뭉실하게 끝나는 듯한 결말이 사실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아서 읽다 말았고, 그 채로 반년이 지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책장 속에서 꺼내 보았을 때 조금 다르게 다가왔고, 나중엔 백수린 작가가 선사하는 잘잘한 아릿함에 푹 잠겨 있게 됐다.

    묘한 데를 건드린다. 정말 이상한 감각이다. 흥미를 확 끄는 큼직한 사건이라곤 별로 없다. 굉장히 개인적인, 내가 겪을 일 없는 이야기를 건드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언젠가 내 삶에서도 일어났던 일 같고, 언젠가 내 삶에서 일어날 일 같다. 그래서 자꾸만 읽는 내 마음에도 파문이 일고 책을 덮고 나서도 입을 꾹 다물게 되지 않을까.

    읽기 어려운 문체는 아니다. 매끄럽게 술술 읽히지만 초반에는 너무 잔잔해서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완독 후엔 자꾸만 그 때의 맛을 곱씹게 되는 묘한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폭설>과 <아직 집에 가지 않을래요>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에 야트막한 불만을 갖고 있는 딸들이라면 <폭설>을 특히 인상깊게 읽지 않을까 싶다.

    섬세한 글과 전개를 좋아하시는 분들, 여성 작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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