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년생 김지영(오늘의 젊은 작가 13)(양장본 HardCover) 작가 조남주 출판 민음사 그댜댜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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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다음 약속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서점에 들려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는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약속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책을 놓지 못했다. 그 책이 바로 82년생 김지영이었다.
    95년에 태어난 나는, 회사원인 아버지와 가정주부이신 어머니 사이에서 2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25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하셨고, 결혼과 동시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셨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집에 계시면서 육아를 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명절 때 친가에 가면 항상 주방에서 여자들이 일을 하고 남자들은 거실에서 TV를 보는 상황이 너무나 익숙했다.
    나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내내 반장을 맡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12명의 반장 중에서 유일한 여자였다. 하지만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기가 세다, 독하다 등의 말을 종종 듣곤 했다. 왜 나한테는 기가 세다고 하고 다른 남자애들한테는 리더십이 강하다고 할까? 의문이 들었지만 그때는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페미니즘을 접하기 전까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살아왔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가부장제는 분명 여성 남성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제도이다. 하지만 양쪽이 서로 겪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이를 타파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욱 많은 논의가 필요한 사회문제이다. 여권신장을 한다고 남성들의 인권이 낮아지거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박탈당하는 것 역시 아니다. 그런데 여성들이 공감하고 분노한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한 비난을 할까.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를 필연적으로 반영한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여론만 보고 작품을 판단하기에는, 20여 년간 쌓아온 당신의 지성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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