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스트(세계문학전집 267) 작가 알베르 카뮈 출판 민음사 베를린 님의 별점
    4.5
    보고 싶어요
    (1명)
    보고 있어요
    (2명)
    다 봤어요
    (8명)
    저는 읽고 싶은 책을 정하지 못했을 때는 책을 소개해 주는 팟캐스트를 자주 듣습니다. 듣고있던 팟캐스트 중 하나는 김영하 작가가 진행하는 것이였습니다. 김영하 작가가 한번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가 읽어주는 짧은 이야기가 저에게 아주 강렬하게 남아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이 책은 프랑스의 작은 한 마을 오랑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이 작은 도시에 사는 의사는 주인공 입니다. 그는 이 책 모든 전개에 걸쳐 이 마을에 페스트가 퍼지고, 그것을 무시하며 하찮게 대처하는 시청 직원들, 페스트로 고통받아 하는 수많은 사람들, 마침내 사그라 드는 듯한 페스트는 전염성을 모두 목격합니다.

    이 이야기는 알베르 카뮈의 또다른 유명 작품 이방인 보다 좀 더 쉽다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품을 해석하는 데에는 그 깊이를 잴 수 없어 쉽다 어렵다 라는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쉽다고 재빨리 말한 이유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등 소설의 전개 양상이 뚜렷한 보편전인 소설 형식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방인처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난해한 문장들이 많아 알베르 카뮈에 거부감을 느낀 독자분들에겐 희소식일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 소설 줄거리를 현재적 관점에서만 해석해 보자면 모든 사람들이 다 시슷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대한 사안을 안일하게만 처리하는 정부를 비난하고, 전염병 같은 자연의 질서 앞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 그러한 접근의 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출판된 시대적 배경을 보면 좀 더 다른 것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전후에 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베르 카뮈는 전쟁 세대 사람입니다. 전쟁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작가중 한 명 입니다. 또, 세계 2차대전 당시 많은 유대인들이 독일 군에 의해 학살 되었고 이때 독일군이 유대인을 '쥐'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이 점을 바탕으로 보면 소설이 시작할 때 시내 곳곳에 죽어있었다고 묘사된 쥐떼들을 주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페스트로 죽어 마을 한 곳에 쌓여있는 시체들을 유독 자세히 묘사한 부분도 책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에게 이 소설은 카뮈의 두번째 작품 이었습니다. 그리고 더더 카뮈가 쓴 이야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페스트에서 단 한순간도 주인공 의사의 시선에서 벗어나 이 이야기를 읽을 수 없는 제 자신을 볼 때 독자를 이렇게 까지 빨아들이는 서술을 진행한 카뮈의 재능에 탄성이 나왔습니다. 우울하고 처참한 마을의 상황과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매여 있는 의사가 느끼고 말하는 모든 것이 저에게 전달 되었습니다. 언제 또다시 이렇게 흡입력 있는 소설을 만날 수 있을까 걱정되기 까지 했답니다.

    유명한 책은 다 읽어보고 싶은 욕심은 아마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욕심을 다 채우기에는 몇몇 고전은 너무 어렵습니다. 알베르 카뮈도 독자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는 작가중 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페스트로 그의 작품을 첫 도전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이방인이 더 유명하지만 더 전개가 쉬운 페스트로 그의 작품 세계에 발을 디뎌놓으면 다음은 훨씬 쉬울 것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