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똥꽃 작가 전희식 출판 그물코 새벽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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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가 나이가 든 모습을 언제부터인가 상상하지 않았다. 몸 곳곳이 성한 곳 없이 아픈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게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바로 치매였다. 나는 내가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감당할 수 없었다.

    나는 치매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막연히 치매를 두려워하는 감정을 느끼면서도 내가 왜 두려워하는지 명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정리되어있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보았던 그 상황들과 그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 릴 수 있었다. 책에서는 언젠가부터 자신의 어머니가 뒤로 밀렸다고 말한다. 여든 여섯의 몸 불편한 어머니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대부분 ‘헛소리’ 취급을 당하고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없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는 더 이상 ‘여성’도 아니라 옷에 오줌을 누셨다고 사람들이 있는 데서도 팬티를 마구 벗겨 내린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나이를 먹듯이 나는 노년기의 노화와 치매 증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우리 사회의 반응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똥오줌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것, 이해할 수 없는 환각을 보는 것, ‘헛소리’라고 규정하는 말들을 하는 것들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이것들은 불편하고 정상적이지 않으며 건강하지 않은 치료해야 하는 병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치매노인을 아픈 사람으로 만들며 그들의 행동과 말을 비정상적으로 보고 그들을 이해하지 않도록 했다. 아픈 사람의 행동은 이해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병자이자 환자로서 오랜 삶을 살며 삶에 대한 지혜를 가지고 있는 노인으로서 존중을 받지 못했고 그들이 하는 말들은 틀린 것이었다. 그들이 하는 말들은 고쳐진다. 계속해서 그들 자신의 의사는 부정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그 당사자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고 또 한없이 그 자신을 위축되게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노화와 치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람으로서의 존엄이 상실하는 상황, 나는 그것을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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