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작가 윤신영 출판 MID 새벽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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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다른 동물들에게 쓰는 릴레이 편지형식의 글은 신선했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꽤 무거웠다. 박쥐와 꿀벌, 호랑이 등의 동물의 의인화를 통해 나는 그들의 입장이 될 수 있었다.

    박쥐는 온대와 열대지방 전역에 걸쳐 1,200여 종이 살고 있으며 보통 곤충이나 과일, 꿀, 꽃가루를 먹는다. 흡혈을 하는 박쥐는 남미에 사는 단 3종에 불과하고 그조차도 사람이 아닌 가축의 피를 먹는다고 한다. 그러니 박쥐에 대한 어두침침한 이미지는 사람이 만들어낸 오명에 불과했다. 또 비둘기는 지중해 연안에 살던 '야생' 바위비둘기가 사람에 의해 사육돼 '집비둘기'가 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도시에 재정착해 세계 전체로 퍼졌다고 한다. 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에 와서 사람들은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생태계를 교란 시키고 그들에게 낯선 환경을 만들고 '야생'인 그들은 길들여 도시로 들여온 것을 무시한 채 그들의 탓 만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이기적이게 생각되지 않은가?

    대형포유류임에도 계체수가 70억을 넘게 번성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들의 지능과 기억력을 과신하며 다른 동물의 기억력과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경향이 인간을 이기적이고 오만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수많은 생물이 사는 지구에서 오직 사람만이 자신들의 번성을 위해 다른 동물의 서식지를 없애고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자신들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지구를 마음껏 개조한다.

    함께 살아가자며, 공존하자는 말은 사람들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말이 아니다. 이 지구에 수많은 생물과 함께 살면서 사람들만의 공존을 위한다는 것은 다른 생물 종의 멸종을 부추기는 것 이외에 뭘 더 의미하겠는가. 우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 생물들의 안녕을 생각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공존. 우리가 모두의 공존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국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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