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녀도 작가 김동리 출판 문학과지성사 새벽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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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녀도는 한 가정 내에서의 종교적 갈등으로 그 가정이 파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낭이와 욱이의 어머니인 모화는 굿을하는 무녀로, 기독교 신자인 욱이와 자주 부딪힌다. 모화는 그녀 자신의 종교적 신념대로 예수교도를 믿는 욱이가 몹쓸 잡귀에 들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욱이는 그 자신의 종교적 신념대로 모와화 낭이를 으레 사귀 들린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그들의 종교적 신념갈등은 결국 욱의의 신앙 활동에 불안해진 모화가 욱이의 성경을 태우며 자신의 신께 기도를 드리는 것을 잠에서 깨어난 욱이가 보고 모화의 행위를 저지하자 그런 욱이를 예수귀신으로 생각한 모화가 굿을 할 때 사용하던 칼로 그녀의 아들인 욱이를 찌르기까지의 상황에 이른다. 그러나 그 후 모화는 자신이 찌른 욱이의 병간호에 최선을 다한다. 욱이를 안아주기도 하고 약을 쓰며 또 욱이가 원하는 것을 도와주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말이다. 모화는 욱이의 병간호를 하면서 자신에게 굿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이 오면 욱이의 병간호를 핑계로 거절하는 것 같이 자신의 신앙 활동에 소홀한 듯 했다.

    그렇다면 '모화는 왜 종교적 신념의 갈등에 의해 욱이를 칼로 찔렀으면서, 자신이 찌른 욱이의 간호를 신앙 활동보다 더 열심히 했을까?' 무신론자와 같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욱이의 간호를 열심히 한 모화의 행동을 당연하다 여겼겠지만 나는 '토속신앙을 믿는 모화의 그러한 행동이 단지 자신이 가진 신념을 굳건히 하는 것 보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는것이 우선이라는 것에 대한 단적인 예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나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의 교리에 위배가 되지 않는 선에서 타종교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야 말로 종교를 믿는 사람이 타종교에 대해 지녀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화가 욱이를 칼로 찌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이러한 내 생각은 실천함에 있어 한계가 뒤 따른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떠한 신념(여기에서는 종교)보다도 윤리적인 행동이 보편적으로도 더 가치있으며 또 그 어떠한 것 이전에 윤리적인 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결국 그 무엇도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무녀도에서 모화는 윤리적으로 용납이 될 수 없는 행위(아들을 칼로 찌름.)를 보였다. 이러한 행위를 하게하도록 한 그녀의 신념은 그 순간부터 마냥 옳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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