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이 바람과 비와 구름을 거느리고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다스렸다. 이때 곰과 호랑이 한 마리가 환웅에게 찾아와 사람이 되기를 빌자 쑥과 마늘을 주면서 “너희들이 이것을 먹으며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으로 될 것이라 일러 준다.” 그 후 곰은 몸을 삼간지 21일 만에 여자[熊女]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삼가 하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이 된 웅녀도 자기와 혼인할 상대가 없자 항상 신단수 아래에서 성심으로 아기의 잉태를 축원하니 이를 가엽게 여긴 환웅은 아들을 잉태할 수 있도록 해주니 그가 곧 고조선을 세운 단군왕검이다.>

단군신화의 대략이다. 이 이야기에서 웅녀가 아기를 잉태하기 위해 신단수 아래에서 축원하였다는 것은 신령스러운 힘을 빌어서 아이를 잉태하고자 한 기자치성으로 이해 할 수 있다. 기자속(祈子俗)이란 자식이 없는 부녀자가 자식을 낳기 위해서 행하는 여러 가지 형태의 행위를 말한다. 특히 자식 가운데에서도 아들을 낳아 무병장수하고 한 집안의 대를 이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 어머니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의무 중 하나였다. 따라서 아들을 낳지 못한 부인은 칠거지악 중의 하나에 걸려 쫓겨나거나 그렇지 않으면 첩실을 들이는 것을 감내해야 했으며, 반대로 아들을 낳아 대를 이었다면 안주인으로서의 권위와 지위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그만큼 혼인을 한 부인들에게 있어서 아들 생산은 최고의 책무였으며 안주인으로서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제일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아들을 낳지 못한 부인이 아들을 잉태하기 위한 노력은 그 어느 것 보다 매우 절실하고 간절한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따라서 기자속은 자식 얻기를 기원하는 주체자의 간절함만큼이나 다양하게 나타나나 이러한 행위 자체는 곧 드러내놓고 할 수 없어서 아주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행하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자행위의 유형은 초월적인 존재나 영험이 있다고 믿는 자연물을 대상으로 치성을 드리는 치성기자, 특정한 물건을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은밀한 장소에 숨겨둠으로써 아이를 잉태한다고 믿는 주술기자, 남근이나 여근을 닮은 바위나 나무 등 자연물을 대상으로 한 모의행위를 통해 소망을 이룰 수 있다는 주술행위, 특정한 음식이나 약물을 마시거나 먹음으로써 아이를 잉태할 수 있다고 믿는 유형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출처: 불교공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