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서민들의 관광

일상으로 읽는 한국사

 

 

 

 

 

 

 

 

 

 

 

 

 

 

 

 

 

 

 

 

산업으로서 관광은 근대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답거나 진귀한 것을 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원초적인 것이므로, 근대 이전에도 현재의 관광과 같은 것이 많이 있었다. 관광을 위해서는 여행을 해야 하는데, 조선시대 여행은 걸어가거나 나귀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아주 신분이 높은 사람은 가마를 타고 여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루 동안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는 관광에서부터 며칠이나 몇 달이 걸리는 여행까지 다양한 형태의 관광이 있었다.

과거의 관광은 주로 자연 풍광을 구경하는 것이었지만, 인간이 만들어놓은 인공적 문물을 관람하는 것도 포함됐다. 중세부터 있었던 기독교인이나 이슬람교도들의 성지순례는 이런 종류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에서도 일찍이 종교적 목적의 여행이 있었다. 인도나 서역에서 불교를 전파하러 중국으로 긴 여행을 한 스님들이 있었고, 또 인도로 구도의 여행을 떠난 중국 승려도 많았다.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신라의 스님 혜초도 8세기 무렵 인도로 여행한 승려 중 하나였다. 혜초 이전에도 신라의 승려 가운데 중국에 공부하러 갔다가 인도까지 간 사람이 여러 명 있다.

조선은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은 나라였으므로, 유학의 시조인 공자나 그의 후계자인 맹자 그리고 주자학을 확립한 주희 등을 대단히 존경했다. 만약 조선시대에 외국 여행이 자유로웠다면 공자의 고향인 산동성 곡부현이나 주희가 자신의 학문을 완성시킨 복건성 무이산을 찾아간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에 가는 외교사절 이외에는 외국여행이 금지됐으므로, 조선인이 할 수 있는 여행은 국내로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외교사절의 여행이라고 하더라도 정해진 경로 외에는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자유로운 외국여행은 불가능했다. 외국의 명승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명승지도 구경하기 어려웠던 조선시대에는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책이나 그림을 통해 명승을 즐겼다. 이를 누워서 유람한다는 의미로 와유(臥遊)라고 했다.

조선시대에도 관광이라는 용어가 현재와 비슷한 의미로 쓰였지만,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었다. 현재의 관광과 비슷한 의미라면 ‘유람’이나 ‘만유’ 같은 단어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특별히 산을 오르며 구경하는 데 중점을 뒀을 때는 ‘유산’이라는 용어를 썼다. 유산은 현재의 등산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등산이 산을 오르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라면 유산은 산에서 노닌다는 의미가 더 크다.

산에서 노닐면 바위나 산봉우리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계곡을 흐르는 물도 볼 수 있다. 또 나무와 꽃 같은 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숲에 사는 여러 종류의 새나 길짐승도 만날 수 있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노래 [유산가] 가사를 보면 산과 물은 물론이고 산에서 볼 수 있는 동물과 식물 등을 모두 노래하고 있다. 이렇게 산에서 논다는 의미의 ‘유산(遊山)’은 산의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등산(登山)’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산을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에 오르거나 산수를 즐기는 여행을 하면서 여행의 경로와 감흥을 글로 남겨놓기도 했는데, 이런 글에는 ‘유산기(遊山記)’라는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꽤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 쓴 유산기만 하더라도 1000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전해지지 않은 유산기까지 합한다면 그 수가 매우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금강산, 묘향산, 백두산, 지리산, 설악산, 속리산, 가야산 등의 높고 유명한 산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사는 고을 근처의 나지막한 산에서 노닐면서 써놓은 유산기도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 서양에서 형성된 관광의 개념은 자연 풍광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인공물을 구경하는 것에 더 치중하는 것 같다. 이와 반대로 조선시대 관광은 주로 자연 풍광을 감상하면서 그 안에서 노니는 것이었다.

단원 김홍도의 ‘산수인물도’. 두 척의 배에 총 4명의 어부가 탔는데, 모두 노를 젓지 않고 있다. 고기잡이를 잠시 그치고 배 위에서 한가히 한때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문화재청

이 가이드는 부산대학교 교양선택과목에 개설된 ‘일상으로 읽는 한국사‘ 강좌의 교육과 학습에 필요한 학술정보를 담고 있다. 일상사를 통해 ‘대문자 역사’에서 서술되지 못한 과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고 한국의 ‘전통’이 형성되는 과정과 의미를 고찰해 본다.

수강자의 TIP

학습정보가이드 서포터즈의 활동보고서와 댓글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2023-1 [분반:003]

수업은 플라토에 교수님이 올려주는 PPT를 위주로 진행된다. 수업 중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시청한다.

고대부터 시작해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거쳐 근대까지의 문화적 흐름을 주로 다룬다.

음식 문화와 생활상, 죽음에 대한 인식과 상장례, 혼인과 이혼 풍속 등 사극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사례들을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의 일상 모습을 알아보고 이에 투영된 당대 사람들의 인식이나 사상 등을 배운다.

2023-1 [분반:003]

왕이나 영웅들을 중점으로 한 역사관에서 탈피하여 일반 시민, 예술이나 음식, 민간풍속 등 서민들에서부터 시작하는 역사를 주로 다룬다.

알지 못하던 역사를 배운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소한 내용이나 인물이 등장하여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과제나 시험 모두 난이도가 높지 않으며, 시험의 경우 수업시간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하신 부분이나 설명이 상세했던 부분에서 주로 출제된다.

2023-1 [분반:003]

<과제정보>

“과거의 인물이 살았던 하루를 상상해 일기를 써보는 레포트“

각자 원하는 인물로 테마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한반도 내 살았던 인물이 추천됨), 과제 제출과 별도로 과제에 사용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책이나 인터넷 기사, 논문등을 찾아서 첨부하면 되며, 글쓰기 형식은 자유이다.

1인칭보다는 3인칭, 소설보다는 에세이로 작성할 것을 추천한다.

2023-1 [분반:003]

<시험정보>

중간고사는 없었다.

기말고사

마지막 수업시간에 알려주는 예상문제 6가지 중 3문제가 서술형으로 출제되었다.

문제 예)

  • 고구려시대의 음식문화 서술
  • 고려와 조선의 상속과 친족의식 비교
  • 조선시대 사회통제방식
  • 개항이후의 갓과 백의 인식변화
  • 도시의 발전과 식민지적 구획 특징
  • 식민지 시기의 데이트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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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가이드는 부산대학교 교양선택 및 일반선택(일반교양) > 사상과 역사(1영역)에 개설된 일상으로 읽는 한국사 강의 및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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