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가 사랑한 수식 작가 소천양자 출판 이레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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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에 가장 따뜻했던 수학공식.
    그저 지루한 학습지 속 수학 기호였던 루트는, 이 책을 만나 머리가 평평한 아들의 호칭이라는 귀여운 애칭이 되었고, 고루하기만 했던 죽은 숫자들은 박사에게 닿아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고장난 테이프처럼 짧게 반복되는 박사의 삶에서 그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나름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의미를 찾아가는 방식이 박사가 평생 함께 해왔던, 그것만은 잊지 않았던 수학이라는 것이 한 편으로는 생경했고 한 편으로는 따뜻했다. 이 책을 처음 읽던 수학을 싫어하던 어린 나에게 딱딱하고 지루했던 수학이 말랑말랑하고 색채를 가져 즐겁게 다가올만큼. 허락된 잠깐이 지나면 모든 것이 낯설어지는 말도 안 되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수학으로 대화하는 삶을 택했던 박사의 태도는 어쩌면 살고 싶다는, 행복하고 싶다는 외침 아니었을까.

    마치 내 귀에도 바스락거리는 박사의 옷깃에 붙은 메모의 소리가 난다. 그 메모처럼, 이 책은 내 가슴 한귀퉁이에 오래된 메모가 되어 붙었다. 말랑하고 따뜻한 수학의 방식으로.

    -영화 메멘토를 본 후에는 영화가 잠깐잠깐 떠오르기도 했지만, 소재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여서 둘을 비교하면서 생각하는 작업이 즐겁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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