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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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1 | ▼a정은혜▼0273259▲ | |
245 | 1 | 0 | ▼a싸움의 기술 :▼b모든 싸움은 사랑 이야기다 /▼d정은혜 지음▲ |
260 | ▼a서울 :▼b샨티,▼c2020▲ | ||
300 | ▼a286 p. ;▼c21 cm▲ | ||
500 | ▼a부록: 싸움의 약속▲ | ||
504 | ▼a주: p. 280-286▲ | ||
653 | ▼a심리학▼a인간관계▼a다툼▲ |
원문 등 관련정보
독후감 공모전 우수작
제목: 그래,사랑이었어.
학과: 일반인, 이름: 채*미, 선정연도: 2021
내용: “엄마, 학교에서 이런 거 한대. 책 선착순으로 나눠주고 읽고 독후감 내면 시상도 하구. 엄마 관심있는 책 있으면 가 보는 것도 좋을 듯. 나도 가 볼까 생각 중!”
책 좋아하는 엄마에게 딸이 보내 온 문자를 받았다. 국립대학 육성산업 ‘책읽는 대학’의 일환으로 2021 ‘부산대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여섯 권의 도서 중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 보는 일이다. 중학교 때 위인전 ‘신사임당’을 읽고 써낸 독후감으로 상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즐겁고 편하게만 읽어오던 책을, 다 읽고 감상을 적어내야 한다는 게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하지 않던 일도 새롭게 해 본다’는 취지로 한 권 받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여섯 권 중 어떤 책을 고를까 살펴본다. 선정된 책은 문학, 역사,인문,과학,사회 분야가 골고루 구성되어 있다. 나는 평상시 가장 선호하는 분야인 인문 쪽의 ‘싸움의 기술’을 선택했다. 처음 들어가 본 부산대학교 도서관은 그 규모가 대단했다. 웅장한 분량의 책들 사이로 지식과 탐구의 에너지가 너울대는 멋진 공간에 들어서니 기분이 참 좋았다. 3층 기획홍보팀을 찾아가 책을 요청하니 상큼한 민트색 표지가 예쁜 책을 내어 주었다.
‘싸움의 기술’이라는 제목 아래 조그만 글씨로 ‘모든 싸움은 사랑이야기다’라고 씌여 있다. 싸움이 사랑이야기라니 어쩌면 알 것도 같은 이 문구는 작가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첫 페이지의 들어가는 말에서 이미 내 마음은 공감의 극치를 달리기 시작했다. 싸움을 진짜 못해서 누가 큰소리로 뭐라고 하면 눈물부터 나서 반격도 못하고 나중에 답답해 한다거나 벼르고 벼르다가 큰소리를 내게 되면 숨고르기 없이 갑작스럽게 으르렁대거나 너무 심한 말을 하고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 꼭 나를 대변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를 뒤에 숨기고 살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자신이 불편한 이유를 세세하게 모르기 십상이며, 싸우는 과정에서 하악질과 함께 불편한 마음을 일으키는 내면의 깊은 욕구가 드러나게 된다는 말이 묘한 위안을 가져다주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싸움’은 두 사람이 동등한 위치에 있어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쪽에 해를 가할 수 없을뿐더러, 이미 관계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 사이의 싸움이므로 일방적으로 한 사람만 다칠 수도 없다는 것이나, 상대방을 굴복시키거나 항복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기주장을 펼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조정하며 갈등을 표면화해 꼬이고 얽힌 부분을 푸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다. 내 지나온 시간 속에서 싸움의 가장 큰, 그리고 거의 유일한 상대였던 남편과의 일상이 이 몇 줄의 문장으로 다 표현되고도 남는 것이었다.
싸움은 나쁜 것이고 하지 말아야 더 좋은 것이며 가장 가까운 배우자와의 싸움은 하면 할수록 나를 더 큰 자괴감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가슴 뭉클한 울림이 전해왔다. 싸움은 갈등을 넘어서서 관계의 성장과 자기 이해이고 싸움을 할 때 서로에게 화살을 들이민 게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거울을 내미는 것이었다니, 들키기 싫은 서로의 어두운 모습을 아주 불편하고 거친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내가 미처 알지 못한 내 안의 깊숙한 내면 아이를 보여주는 것이었음을 알고 나니 마음에 충만한 평화가 올 지경이 되었다. 게다가 자기 내면에 있는 미해결 과제와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드러내 서로 보듬을 기회를 준다니 우리 부부에게 있어 싸움은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었다는 걸 알았다. 같이 살아가고 사랑하기 위해서 그렇게 싸움을 해왔던 것이다. 맞다. 모든 싸움은 사랑 이야기였다.
작가는 책의 전반부에서 우리는 왜 싸울까에 대해 이야기하고, 후반부는 싸움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왜 싸우게 되는가에 대한 내용이 더 흥미롭고 공감이 많이 갔다. 싸움의 기술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과 어렵지만 새로 알게 된 기술들을 앞으로 열심히 실생활에 적용해서, 필요한 싸움은 건강하게 계속해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싸움을 최소화하여 평화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말이다.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은 특히 공감을 주었다. 자칫하면 우울해질 수 있는 갱년기를 맞은 나에게, 정성으로 값을 치르고 마음을 열어서 기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친구가 두엇쯤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심이 되었다. 결국은 늙을 것을 알면서도 꿈을 꾸는 우리는 불완전한 삶 속에서도 기쁠 수 있다는 말에, 나는 매사에 ‘완벽한’ 어떤 것에만 의미를 두고 있는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대로 너무 완벽한 만족을 바라지 말고 지금 가질 수 있는 희망을 스스로 버리지는 말아야겠다. 나이가 드니 아이들이 다 성장하여 생활에 여유를 갖은 대학 친구들이 서로를 찾는다. 여행도 같이 가고 얘기도 나누고 싶어 한다. 옛친구가 좋기는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각자 생활이 바빠서 몇 년에 한 번씩이나 만났던 친구들과는 서로의 공백이 너무 크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고 이제 얼마든지 충분히 가꿔나가고 나눌 수 있는 관계임을 다시 생각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의미 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남편과 싸울 때를 떠올리면,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사람이 내 편이기를 바랬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관계에서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는 양육자와 맺은 애착유형이 요인이라는 설명 부분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불안형과 일정한 거리를 원하는 회피형이 서로 ‘밀당’을 하는 패턴을 ‘사랑’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 꼭 남편과 나의 모습 같았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기 시절에 부모로부터 어떤 양육을 받았을지에 대해 항상 궁금했는데 이렇게 상반되는 유형끼리 끌리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니 우리는 정말 자연스러움 속에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되풀이되는 패턴을 내려놓아야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니 갈 길이 멀다.
관계에 특히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투사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각인된 것들이 가장 깊고 고통스러운 갈등의 원인이 되고 부부관계에서 더욱 그러하다니 각자의 부모 이미지를 서로에게 투사하여 무의식적으로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배우자로부터 받거나 해결하지 못한 갈등을 풀어서 유년기의 미해결 과제를 끝내려고 한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이마고 부부치료법인 반영하기, 인정하기, 공감하기의 방식대로, 갈등상황에서 서로를 탓하거나 공격하는 대신 상대방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해 주거나, 내가 동의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표현해 주거나, 궁극적으로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의 입장이 되어 그가 느낀 감정을 느끼는 대화법을 실천해야겠다. 어쩌면 우리는 해결하고자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던 숙제를 드디어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내 소울메이트가 아니라 소울프라블럼을 찾은 것이고 풀어야 할 숙제를 찾았다면 그것을 풀수 밖에 없다는 말은, 배우자라는 존재는 정말 오묘한 인연이고 숙제이며 계속 풀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었고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것을 교류하며 얽히고설켜 꼬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걸 풀어 가는 게 내 인생이구나 싶었다.
나 역시 가끔, 알고 지내는 사람들 속에서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불편함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내면에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나를 발견한다.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불편함이 사실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자꾸 상기하면서 나를 다스려 해결해야겠다. 투사는 매우 다루기가 어렵고 다루는 과정도 몹시 고통스럽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된다. 또, 자신이 원하는 자아상이 밝게 조명될수록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는 것, 선함이나 정의로움을 강조하면 할수록 내면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림자가 더 어두워진다는 것을 읽고, 나에게 그림자가 튀어나오는 계기를 만들어 준 타인을 줄곧 공격하며 살아왔음도 인지하게 해 주었다.
그동안 힘들었지만 싸움을 하길 잘했다. 별로 싸울 줄 모른다고만 생각했던 나는, 사실 치열하게 싸움을 계속해 온 것이었다. 내 인생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나는, 앞으로도 좋은 싸움을 해나갈 것 같다.
학과: 일반인, 이름: 채*미, 선정연도: 2021
내용: “엄마, 학교에서 이런 거 한대. 책 선착순으로 나눠주고 읽고 독후감 내면 시상도 하구. 엄마 관심있는 책 있으면 가 보는 것도 좋을 듯. 나도 가 볼까 생각 중!”
책 좋아하는 엄마에게 딸이 보내 온 문자를 받았다. 국립대학 육성산업 ‘책읽는 대학’의 일환으로 2021 ‘부산대 사서가 추천하는 올해의 책’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여섯 권의 도서 중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 보는 일이다. 중학교 때 위인전 ‘신사임당’을 읽고 써낸 독후감으로 상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즐겁고 편하게만 읽어오던 책을, 다 읽고 감상을 적어내야 한다는 게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하지 않던 일도 새롭게 해 본다’는 취지로 한 권 받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여섯 권 중 어떤 책을 고를까 살펴본다. 선정된 책은 문학, 역사,인문,과학,사회 분야가 골고루 구성되어 있다. 나는 평상시 가장 선호하는 분야인 인문 쪽의 ‘싸움의 기술’을 선택했다. 처음 들어가 본 부산대학교 도서관은 그 규모가 대단했다. 웅장한 분량의 책들 사이로 지식과 탐구의 에너지가 너울대는 멋진 공간에 들어서니 기분이 참 좋았다. 3층 기획홍보팀을 찾아가 책을 요청하니 상큼한 민트색 표지가 예쁜 책을 내어 주었다.
‘싸움의 기술’이라는 제목 아래 조그만 글씨로 ‘모든 싸움은 사랑이야기다’라고 씌여 있다. 싸움이 사랑이야기라니 어쩌면 알 것도 같은 이 문구는 작가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첫 페이지의 들어가는 말에서 이미 내 마음은 공감의 극치를 달리기 시작했다. 싸움을 진짜 못해서 누가 큰소리로 뭐라고 하면 눈물부터 나서 반격도 못하고 나중에 답답해 한다거나 벼르고 벼르다가 큰소리를 내게 되면 숨고르기 없이 갑작스럽게 으르렁대거나 너무 심한 말을 하고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 꼭 나를 대변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를 뒤에 숨기고 살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자신이 불편한 이유를 세세하게 모르기 십상이며, 싸우는 과정에서 하악질과 함께 불편한 마음을 일으키는 내면의 깊은 욕구가 드러나게 된다는 말이 묘한 위안을 가져다주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싸움’은 두 사람이 동등한 위치에 있어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쪽에 해를 가할 수 없을뿐더러, 이미 관계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 사이의 싸움이므로 일방적으로 한 사람만 다칠 수도 없다는 것이나, 상대방을 굴복시키거나 항복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기주장을 펼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조정하며 갈등을 표면화해 꼬이고 얽힌 부분을 푸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다. 내 지나온 시간 속에서 싸움의 가장 큰, 그리고 거의 유일한 상대였던 남편과의 일상이 이 몇 줄의 문장으로 다 표현되고도 남는 것이었다.
싸움은 나쁜 것이고 하지 말아야 더 좋은 것이며 가장 가까운 배우자와의 싸움은 하면 할수록 나를 더 큰 자괴감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가슴 뭉클한 울림이 전해왔다. 싸움은 갈등을 넘어서서 관계의 성장과 자기 이해이고 싸움을 할 때 서로에게 화살을 들이민 게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거울을 내미는 것이었다니, 들키기 싫은 서로의 어두운 모습을 아주 불편하고 거친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내가 미처 알지 못한 내 안의 깊숙한 내면 아이를 보여주는 것이었음을 알고 나니 마음에 충만한 평화가 올 지경이 되었다. 게다가 자기 내면에 있는 미해결 과제와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드러내 서로 보듬을 기회를 준다니 우리 부부에게 있어 싸움은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었다는 걸 알았다. 같이 살아가고 사랑하기 위해서 그렇게 싸움을 해왔던 것이다. 맞다. 모든 싸움은 사랑 이야기였다.
작가는 책의 전반부에서 우리는 왜 싸울까에 대해 이야기하고, 후반부는 싸움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왜 싸우게 되는가에 대한 내용이 더 흥미롭고 공감이 많이 갔다. 싸움의 기술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과 어렵지만 새로 알게 된 기술들을 앞으로 열심히 실생활에 적용해서, 필요한 싸움은 건강하게 계속해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싸움을 최소화하여 평화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말이다.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은 특히 공감을 주었다. 자칫하면 우울해질 수 있는 갱년기를 맞은 나에게, 정성으로 값을 치르고 마음을 열어서 기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친구가 두엇쯤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심이 되었다. 결국은 늙을 것을 알면서도 꿈을 꾸는 우리는 불완전한 삶 속에서도 기쁠 수 있다는 말에, 나는 매사에 ‘완벽한’ 어떤 것에만 의미를 두고 있는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대로 너무 완벽한 만족을 바라지 말고 지금 가질 수 있는 희망을 스스로 버리지는 말아야겠다. 나이가 드니 아이들이 다 성장하여 생활에 여유를 갖은 대학 친구들이 서로를 찾는다. 여행도 같이 가고 얘기도 나누고 싶어 한다. 옛친구가 좋기는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각자 생활이 바빠서 몇 년에 한 번씩이나 만났던 친구들과는 서로의 공백이 너무 크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고 이제 얼마든지 충분히 가꿔나가고 나눌 수 있는 관계임을 다시 생각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의미 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남편과 싸울 때를 떠올리면,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사람이 내 편이기를 바랬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관계에서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는 양육자와 맺은 애착유형이 요인이라는 설명 부분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불안형과 일정한 거리를 원하는 회피형이 서로 ‘밀당’을 하는 패턴을 ‘사랑’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 꼭 남편과 나의 모습 같았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기 시절에 부모로부터 어떤 양육을 받았을지에 대해 항상 궁금했는데 이렇게 상반되는 유형끼리 끌리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니 우리는 정말 자연스러움 속에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되풀이되는 패턴을 내려놓아야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니 갈 길이 멀다.
관계에 특히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투사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각인된 것들이 가장 깊고 고통스러운 갈등의 원인이 되고 부부관계에서 더욱 그러하다니 각자의 부모 이미지를 서로에게 투사하여 무의식적으로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배우자로부터 받거나 해결하지 못한 갈등을 풀어서 유년기의 미해결 과제를 끝내려고 한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이마고 부부치료법인 반영하기, 인정하기, 공감하기의 방식대로, 갈등상황에서 서로를 탓하거나 공격하는 대신 상대방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해 주거나, 내가 동의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표현해 주거나, 궁극적으로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의 입장이 되어 그가 느낀 감정을 느끼는 대화법을 실천해야겠다. 어쩌면 우리는 해결하고자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던 숙제를 드디어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내 소울메이트가 아니라 소울프라블럼을 찾은 것이고 풀어야 할 숙제를 찾았다면 그것을 풀수 밖에 없다는 말은, 배우자라는 존재는 정말 오묘한 인연이고 숙제이며 계속 풀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었고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것을 교류하며 얽히고설켜 꼬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걸 풀어 가는 게 내 인생이구나 싶었다.
나 역시 가끔, 알고 지내는 사람들 속에서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불편함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내면에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나를 발견한다.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불편함이 사실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자꾸 상기하면서 나를 다스려 해결해야겠다. 투사는 매우 다루기가 어렵고 다루는 과정도 몹시 고통스럽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된다. 또, 자신이 원하는 자아상이 밝게 조명될수록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는 것, 선함이나 정의로움을 강조하면 할수록 내면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림자가 더 어두워진다는 것을 읽고, 나에게 그림자가 튀어나오는 계기를 만들어 준 타인을 줄곧 공격하며 살아왔음도 인지하게 해 주었다.
그동안 힘들었지만 싸움을 하길 잘했다. 별로 싸울 줄 모른다고만 생각했던 나는, 사실 치열하게 싸움을 계속해 온 것이었다. 내 인생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나는, 앞으로도 좋은 싸움을 해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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