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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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후기 48

독서를 통해 감동받은 적은 꽤 많다. 하지만 인문서적이 아닌 심리서적, 내가 소설이라고 자작이라고 폄하했던 책들을 읽으며 눈물을 글썽이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푸른 하늘, 전봇대 옆의 민들레를 보며 밝은 하루를 맞이할 수 있는 여유를 회복하였다.

나 혼자서 파묻혀 있었던 관계의 문제를 객관화시킬 계기도 되었다. 내 문제는 실제 ‘관계’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아니었고, ‘관계’라는 단어의 정의에서부터 나오는, 엄격하고 생기를 잃은, 박제된 ‘관계’에 대한 내 이상이었다.

이것이 문제라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부정을 했다. 내가 나의 이상을 지키는 것이 무엇이 잘못 되었냐고.

하지만 실제로 내 에너지의 대부분을 빨아들이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있지도 않은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광활한 권리를 모두 무시하는, 스노비즘의 다른 모습임을 느꼈다. 다시 말해 내가 혐오했던 자기기만에 가득찬 지식인의 모습이 지금의 나-귀를 막고 아무 것도 듣지 않는-와 다를 바가 없음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