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효원인 감동공유

2020.12.01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20년도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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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를 ‘배려’하고 너를 ‘배려’할 때, 행복이 시작된다.
학과: 화공생명공학부, 이름: 신*택,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가던 내게, 언젠가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인간관계에 지쳐 다 놓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져야 하는지 불평이 가득했고, 경쟁을 강요하면서 그 안에 고통밖에 없는 세상이 이해할 수 없었다. ‘성공’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고난인가 싶으면서도, 왜 내 주변에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없는지 불만에 싸였다. 그런 상황에서, 나를 끝까지 지지해주던 한 사람의 추천으로 한 권의 책을 읽게 된다. 너무도 당연한 단어이고 진부한 단어라 생각해 거세게 두 번이나 거절했지만, 그럼에도 결국 한 번 읽어보게 된 책이 바로 <배려>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 ‘배려’는 ‘성공’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타인이 희생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쉽게도 우리의 사회는 성공을 강요하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성공 공식에는 배려가 없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사라짐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배려도 함께 사라져간다. 책 <배려>는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물론, 나 자신을 위한 배려를 함께 말해준다. 너무나도 힘든 세상에서 내 주변 모두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 ‘배려’를 알려준다.

책의 주인공 ‘위’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경쟁자는 물론, 가족조차 상처 입히는 냉철한 사람이다. 그 덕에 최연소 진급 기록을 경신할 수는 있었지만, 소중했던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잃는다.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며. 그런 와중에, 구조 조정 대상 팀을 맡게 되면서, 성공을 향해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에 비해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인생을 보며 상심에 빠진다. 이러한 주인공의 상황은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온 우리 현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우리도, 나도 그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그러한 상황에서 회사 고문인‘인도자’나 프로젝트 1팀 동료들을 만나면서, 주인공의 삶을 돌아보며 참된 지혜를 깨달아간다. 살아남기 위해서였다는 핑계로 가족을 돌보지 않았고, 이웃과 동료들도 배려하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자신의 크고 작은 모든 행동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결과가 나왔음을 깨닫는다. 주인공에게 ‘배려’는 더는 진부한 단어가 아니었고, 참된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금껏 우리가 알던 배려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나보다는 남에게 베풀기만 하는 것? 남의 이득을 위해 나는 손해를 봐야 한다? 배려는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책 <배려>에서 배운 ‘배려’의 지혜는 세 가지이다. ‘스스로를 위한 배려’, ‘너와 나를 위한 배려’,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배려’. 각각 ‘솔직함’, ‘타인의 관점으로’, ‘통찰력’을 알려준다. 책을 읽다 보면, 배려가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내가 아닌 남을 위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함을 느끼고, 또 손해가 아닌 이익이 돌아온다. 이것은 단순히 소설이 아님을 현실에서도 간혹 바라보게 된다. 사소한 배려가 위대한 결과로 돌아옴을 볼 때면, 우리의 삶 속에서 ‘배려’가 어떻게 스며들어야 할지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개념이나 지식적으로만 아는 ‘배려’가 아닌, 진부하거나 나와 먼 단어가 아닌, 우리가 삶에서 참된‘배려’를 실천해갈 때 우리가 원하는 삶과 함께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가볍게 읽기도 좋은 책임에도, 우리의 삶에서 가장 우선 필요한 것, 커다란 깨달음을 주는 책 <배려>를 추천한다.

제목: 날자
학과: 경영학과, 이름: 남*진,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교육의 부재는 우리를 무엇으로 만들까? 우리는 사회에서 사회화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한다. 특정한 나이대가 되면 대한민국의 사회구성원은 학교를 통해 공교육을 실시한다. 우리는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대학 진로를 위한 교육 더 나아가 개인의 성장을 위한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한다. 이것을 당신은 당연하게 생각하는가? 당연한 기회와 권리를 다시 찾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책의 저자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타라는 16살까지 학교를 갈 수 없었다. 공교육을 불신하는 부모님의 판단과 아버지의 정신병으로 타라는 고립된 집과 고철을 처리하는 일터에서만 생활하고 그것과 관련된 지식만을 습득할 수 있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이전에 타라가 배울 수 있던 것은 특정 종교의 지식과 규칙, 고철을 처리하는 방법 그리고 약초로 약을 만드는 것이었다. 타라는 자연과 가깝게 자연을 배웠지만 동시에 그가 배워온 지식들은 그의 삶은 억압하고 제한했다. 이 상황을 타라는 가족으로부터 멀어져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문제를 인지하게 된다. 자신이 겪었던 상황의 불합리함과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던 부모님과 가정폭력을 방관하던 그의 가족을 떠올리며 그는 그 문제를 직면하고 바꾸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가 바라는대로 바뀌지는 못했다.
이전까지 배워온 지식과 경험 그리고 습관은 개인의 가치관을 만들고 고정관념을 만든다. 타라 또한 처음 대학교로 자신이 살던 곳과 멀리 떨어진 세상에서 타라는 이방인이었다. 사회와 이질감을 느꼈고 자신이 속했던 삶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를 되풀이하는 것을 그만두고 거울에 비친 과거의 자신을 마주했다. 그가 느꼈던 감정과 배움은 그를 성장시켰고 거울에는 과거의 자신을 넘어 새로운 자아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교육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다시 형성하고 ‘자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 가지다. 배움의 가치를 뺏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사실이다.
제목: 방황하는 당신을 위한 날개
학과: 국어국문학과, 이름: 김*,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이따금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것 같은 날이 있다. 땅에 발붙이고 서 있지 못하고 부유하는 먼지 같은 하루. 구병모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도 그러하다. 소외되고 외로운 존재들이다. 그 중 『버드 스트라이크』는 날개와 치유 능력을 가진 ‘익인’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자칭 기준이자 ‘보통’ 인간인 ‘도시인’들에게 배척당하고 소외된다. 익인 사이에서도 그들의 날개와 능력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유일한 혼혈인 ‘비오’는 익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던 중 익인들의 구역인 고원 지대에 도시 아이인 ‘루’가 끼어들면서 변화가 시작된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를 ‘기형’으로 꼽아 보았다. 이는 한국문학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어 온 소재이다. 기형은 끝내 죽음으로 귀결되곤 한다. 이러한 지점은 도시인에게 감금되어 실험체로 사용되다 사망하는 익인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도시 사람들의 눈에는 익인들이, 순혈 익인들의 눈에는 도시인과의 혼혈인 비오가, 시청 사람들의 눈에는 어느 날 굴러 들어온 루가, 다시 도시 사람들의 눈에는 타지인인 벽안인이―양쪽 다 날개 없는 ‘인간’임에도― 기형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을 다수라고 생각하면서 타자를 배제한다. 이러한 중첩된 차별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상대방을 깎아내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획득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는 익인들, 그 안에서 순수함을 간직한 어린 익인들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다를 뿐이지 틀린 게 아니라는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소외와 진정한 ‘나’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구병모의 소설 『버드 스트라이크』를 방황하며 나만의 무게중심을 찾고 싶거나 힘차게 날아오를 떠오를 힘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제목: 조지 오웰의 잘 알려지지 않은 대표작, 버마 시절
학과: 디자인학과, 이름: 신*재,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조지오웰의 대표작 중 하나인‘버마 시절’을 추천한다. 1984, 동물농장 등 이 책들의 저자인 조지 오웰이 쓴 책들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읽을 만한 다른 책이 더 있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버마 시절을 발견하게 되었다. 조지 오웰은 부당한 현실에 대한 정치적 풍자와 비판을 하는 내용이 많고 실제로 이 시대를 살아보고 느낀 것들을 적은 글들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그 당시의 전체주의, 제국주의에 대해 더 생생하게 다가왔고 그 시대상에 관해서도 관심이 생겼기에 꼭 이 책을 포함한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또, 이 저자의 책에서 공동으로 나오는 인물상인‘오웰적 인물’에 대해 읽고 생각해보는 것이 좋아했고 문체도 마음에 들었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 처음 책을 읽기 전에는 버마라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기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었지만 그렇게 흥미가 나지 않아 읽기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다. 버마라는 어감이 미국 서부시대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켜 버렸기에 제목만 보고 잘못 판단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난 후에는 너무나도 멋진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깊게 감명받았다.
버마시절의 버마란 영국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 지역 중 하나로 지금의 미얀마의 옛 이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플로리는 지배국인 영국에서 온 백인 남성으로 이 식민지의 부정적인 상황을 바르게 인식하지만, 소시민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가입되어있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백인으로만 구성되어있는 클럽에 원주민이자 자신의 친구, 의사 베라스와미의 가입을 두고 클럽의 다른 백인들과 대립하게 된다. 그 와중에 그 지역의 악명 높은 부패한 판사 우포킨은 백인 클럽 가입으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명예를 위해 베라스와미를 끌어내고 자신이 클럽원이 되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 클럽원의 조카인 영국인 여성 엘리자베스가 버마에 머물게 되고 주인공은 사랑에 빠지며 갈등한다. 책을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플로리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친구를 위해 항변하고 두 사람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서 우포킨이 결국에는 처벌받고 엘리자베스와 플로리가 잘 되는 결말을 원했지만, 끝은 참담했다. 비록 이야기 자체는 허구일지 모르나 내용은 비참할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버마시절은 제국주의의 비참함과 그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 시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제국주의 등에 대해 역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책들을 접하기 전에는 이러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들을 교과서로 만나는 것 보다 이렇게 책을 읽음으로써 그 당대를 살아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 시대적 사실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과 제국주의 등의 사회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으며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거나 잘못된 지식으로 역사적 비극을 미화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가끔 잘못된 인식들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많은 사람이 이런 역사적 비극을 정확히 알고 고쳐나갈 것은 고쳐나갔으면 한다. 버마 시절은 제국주의의 현실과 그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생생한 충격을 안겨준다. 제국주의에 대한 고발과 자신이 느낀 무기력함은 전혀 다른 시대와 국가를 살아가는 나에게 큰 공감하게 해주었다. 사람들이 1984와 동물농장의 유명한 이 두 권의 대표작에만 그치지 않고 버마시절도 읽어 봐주었으면 한다. 시간을 투자해서 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Sartre, Jean Paul 2005

제목: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이 될 때
학과: 의류학과, 이름: 박*경,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장 폴 사르트르.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그의 단편 「벽」은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사형수의 사형집행 하루 전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파블로는 공화정부 지도자 라몬그리스를 숨겨준 혐의로 파시스트에게 붙잡히고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에게는 동료 사형수가 두 명 있다. 톰과 루앙으로, 톰은 국제여단에 가입했기 때문에 그리고 루앙은 오직 그의 형이 무정부주의자이기 때문에 사형선고를 받는다. 책은 죽음을 앞 둔 세 명의 인간이 얼마만큼이나 극도로 공포를 느끼는지를 심리적, 신체적 변화묘사를 통해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연이어 스무 번이나 처형당한 기분에 사로잡혀 밤새 부들부들 떤다. 살아서 죽어가는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파블로는 춥다고 생각하면서도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톰은 바지에 오줌까지 싸기도 한다. 극한의 공포에 이른 타블로는 이내 초연해진다. 날이 밝아 동료 사형수 두 명은 끌려 나가 죽음을 맞이하고 파블로는 한 번 더 시험에 들게 된다. 라몬그리스의 위치를 말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이미 삶에 미련이 없어진 파블로는 상대를 골려줄 생각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묘지에 숨어있어요. 무덤이거나 무덤 파는 인부의 오두막이거나….” 그러나 파블로의 예상과 다르게 그는 죽지 않고 다른 수감자들이 모여 있는 마당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이웃을 만나는데, 그가 하는 이야기는 파블로에게 큰 충격을 준다. 라몬그리스가 총살당했다는 것이다. “언제?” “오늘 아침에. 바보 같은 짓을 했어. 사촌과 말다툼을 하고 이내 집을 나왔다네. 숨겨줄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었지만 누구의 신세도 지기 싫어했다네. ‘파블로 집이라면 얼마든지 숨겠지만 잡혀갔으니 묘지에나 가 숨겠네.’라고 말하면서 말이야.”공교롭게도 파블로가 거짓말을 한 그 묘지에 숨어들었다가 파시스트들에게 발각되고 총살되고 만 것이다. 결국 뜻하지 않게 동료를 제물로 바치고 목숨을 구한 파블로가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이 날 정도로 웃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사르트르의 「벽」은 죽음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나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그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책은 아직 죽음을 겪지 않은 나에게, 또는 죽음만큼이나 극한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나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당장 사형선고를 내린다면 나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남은 하루를 살까? 아마 극한의 공포에 억눌려 몸이 납작해지지 않을까. 펑펑 울다가 눈이 부어 앞이 보이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또 책에서는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라몬그리스의 죽음 또한 나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일까. 아니, 애초에 누구의 잘못이랄 게 있을까? 라몬그리스의 죽음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또 파블로의 의지와 다르게 맞이한 결말을 보며 어쩌면 노력과 결과는 다른 영역이 아닐까하는 씁쓸한 생각까지 들었다. 사르트르의 「벽」은 쉽게 읽히지만 분명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기 마련이며 어쩌면 우리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운명이 존재한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때, 인간실존에 대해 고민하고 싶을 때 사르트르의 「벽」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제목: 실타래 풀기
학과: 경영학과, 이름: 남*진,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삶’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합니다. 각자의 삶이 연결되고 흩어지며 그 속에서 방향성과 규칙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타래가 엉키듯이 예측할 수 없는 연결성을 우리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인연 혹은 필연 그리고 우연이라고 우리는 말합니다. ‘우리’는‘함께’ 존재하기에 우리가 만들어가는 삶은 이야기가 되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쓰고 있고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나’의 관점이 아닌 타인의 관점 속에서 개인의 삶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요?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윤이형 작가님의 ‘붕대감기’는 이 시대를 살아왔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중심축은 사회와 여성이며 전체적인 면을 가지면서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이야기는 익숙하면서 낯설고 가까우면서 멀어진다. 섬세한 관찰을 통해 전해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붕대감기’에서 시작된다. 진경과 세연은 학창시절 붕대 감는 것을 실습하는 과정에서 친구가 되지만 어른이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가 멀어진다. 완벽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워킹맘 은정은 자신의 자식 서균의 병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따뜻한 소통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한편 은정의 단골 미용실의 디자이너 지현은 자신의 직업과 신념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하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것은 사회이며 그리고 페미니즘이다.
이 이야기는 온전히 여성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고민으로 갈등하고 변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회의 현실과 연결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여성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사회는 그것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고 여성은 특정한 형태로 정형화된다.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해 더 나은 사회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부딪친다. 이 책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에게 ‘대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하며 우리의 내일과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갈등은 우리를 성장시키며 대화는 내일을 변화시키며 다양함은 다양하게 존재함을 역설한다.

Nasar, Sylvia 2002

제목: 한 수학자의 아름다운 승리
학과: 정보컴퓨터공학부, 이름: 이*영,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작가 실비아 나사르가 지은 “뷰티풀 마인드”는 20세기 주요 수학자 중 하나인 존 내쉬의 일생일대기를 그린 놀라운 이야기이다. 이공계에서 몸을 조금이라도 담가본 사람이라면 존 내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학, 공학, 경제 등등 다양한 학문에 걸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가장 중요한 이론은 게임 이론으로 그의 작품은 현대 시대에서 합리적인 인간 행동 이론의 초석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이 이론은 경제학에서도 가히 혁명적이었으며 결국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가 얼마나 위대하냐는 업적의 양과 질보다는 그가 겪었던 아픔을 견뎌내고 이기는 스토리에 집중한다. 여기서 말하는 “아름다운 마음”이란 연민, 구속, 역경에 대한 인간 지능의 궁극적 승리에 대한 성취와 비극을 이야기한다. 또한, 작가는 존 내쉬의 다양한 면모와 성장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초기에 열정적이고 뻔뻔하고 야심이 많은 젊은이였고 창의적이고 정통적이지 않는 방법으로 수많은 발견을 하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나 30대가 되자 정신적 불안을 겪게 된다. 결국엔, 편집 증세를 보이게 되고 30년 동안이나 병원을 왕래하며 여러 번의 실패를 겪게 된다.
하지만, 그는 긴 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으며 학문적 모험을 계속 강행해왔으며, 나중에 가서 어느 정도의 정신적 안정과 지력을 회복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그가 정신적 문제를 겪고 나서도 끝에 가서 회복을 했다는 과정을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여긴다. 단순히, 과학의 발견이나 혁명보다는 고난과 역경을 겪고 정신적인 승리를 성취하는 것도 크게 보면 인간의 지대한 발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학업의 성공을 추구하기보다는 내쉬가 30년 후에나 이해한 정신과 학문의 아름다운 조화가 삶의 의미를 깨닫는데 도움이 된다는 경험을 이해하길 바란다.
제목: 미래의 생존은 비즈니스의 혁신에 달려있다.
학과: 산업공학과, 이름: 정*화,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시대는 더욱더 불안정하고 변동 심한 사회로 접어들었다. 세계의 수많은 기업이 무급휴가, 일시해고를 단행하고 있다. 이렇게 불확실한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끊임없이 혁신하는 길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상황을 실제 기업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BMI)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특히,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와 개인과 회사의 이익이 서로 달라 이익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초점을 뒀다. 이 불균형을 해소할 방법은 4W 혁신 전략이다. 어떻게(What), 언제(When), 누가(Who), Why(왜)가 그 내용이다.
What은 선택과 집중, 의사 결정 개수 줄이기, 위험 분산하기로 방법에 대해 연구한다. When은 결정을 최대한 미루기, 순서 바꾸기, 정보를 최대한 많이 얻기로, 시간과의 싸움을 주로 다룬다. Who는 정보를 많이 가진 자에게 결정 위임, 결과를 잘 감당할 수 있는 자에게 결정 위임, 책임 전가로 권위 있는 사람과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Why는 모델 바꾸기, 협력 관계 다듬기, 통합 전략 고려하기로 전략 이유에 관해 다시 생각해본다.
이런 필수 과정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발상을 시도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여도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본인은 이 내용이 대학생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생활에서 4W 혁신 전략을 통해 다시 되돌아보고 조금의 변화를 통해 더 나은,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제목: 미래를 엿보다,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의 언어>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남*빈,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요즘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단어로 간주된다. 일각에서는 무엇을 하건 앞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만 붙이면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 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돌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강연이 이곳 저곳에서 열리고 있고, 부산대학교 역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왜 '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는 현대 사회에서 이토록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을까? 버나드 마의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의 언어'는 그에 대한 답을 여러 가지 사례와 함께 말해준다. 월마트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매출을 올리고,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사의 경쟁력을 높인다. 대선에서 빅데이터를 사용해서 여론 조사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이제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이렇게 빅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하여 새로운 전략을 이끌고 성공을 거두고 있는 수많은 사례를 소개한다. 사례에는 구글, 아마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 뿐 아니라 미연방 출입국 관리소, 연방정부 등의 국가기관, 심지어는 올림픽 여자 사이클 팀까지도 있다. 빅데이터는 온갖 분야에서 기업, 국가, 개인 가릴 것 없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에 대해 관심이 가고, 이를 이용한 성공적인 사례들에 관해서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45개의 사례를 읽고 나면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폭이 훨씬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제목: 경험에 대한 해석과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
학과: 독어독문학과, 이름: 김*은,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다른 이의 입으로 듣는다는 것은 참으로 오묘한 일이다. 그것이 자신이 믿고 있는 ‘나’에 대한 평가와 다를 경우, 무엇이 옳은 설명인지에 대한 판단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주인공‘나’의 대학시절 경험과 그녀의 대학친구‘김희진’의 소설의 내용이 교차적으로 그려져 있다. 소설의 내용은 그녀의 대학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나’가 바라본 당시의 모습과 ‘김희진’이 바라본 당시의 모습의 괴리가 인상적이다. ‘나’에게 대학시절이란 그리 추억할만한 아름다운 기억이 못 된다. 그것은 오히려 상기하고 싶지 않은, 냄새 나는 추억이라 할 만하다. 그녀는 되도록 그녀의 과거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왔고, 그녀가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현재 중년의 나이에 들어섰다. 그녀는 ‘김희진’의 소설 속 자신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게 되고, ‘김희진’의 소설 속 자신의 통찰에 대한 긍정과 반박을 통해 자신을 다시 정의하게 된다. 잠깐의 ‘봄 감기’와 함께 그녀는 이전까지의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고찰을 마치고, 그것은 상황에 대처하는 그녀의 태도의 변화로 드러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나에 대해 무지했고, 순수했다. 나는 나에 대한 강한 확신 속에서 살아왔고, 그것은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는 처음으로 나의 존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양면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자신에 대한 단호하고도 냉혹한 판단은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가.
‘빛의 과거’의 주인공‘나’에게 대학시절이란 되도록 무관하고 싶은 기억이었던 것처럼, 나에겐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그러하다. 하지만 ‘나’가 ‘김희진’의 소설을 읽고 나서야 자신을 마주하고 변화를 맞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나 역시 ‘빛의 과거’를 읽고 나서야 나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비록 그것이 가슴을 도려내는 고통을 동반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그릇된 자기 확신이란 성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존재 방식의 양면성에 대해 철저히 까발린다. 적절하고 단호한 서술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 정확한 언어로 성찰할 수 있게 돕는다. 자기이해의 첫걸음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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