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도서

이 주의 사서 추천도서(7월 5주)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을유문화사│2018│224p.
중앙도서관 4층 과학기술자료관 단행본 [SDM 711.4 유94ㅇ]

추천의 글(인문사회팀 박지영)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올해 초 이사를 했다. 복직을 앞두고, 갓 돌이 지난 아이를 맡기는 것이 급해 시댁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 몇 평에 사는지가 그 사람 삶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요즘, 과연 맞벌이 신혼부부가 대출이나 부모의 도움 없이 온전히 그들만의 경제력으로 집 한 채를 마련한다는 게 가능할까 싶은 생각에 이사를 준비하면서 새삼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다 보면 ‘과연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일까?’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어디서“는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자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알쓸신잡2>로 유명한 건축가 유현준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빛나게 할 학교는 어떤 모습일지, 어떤 공간 구조를 가진 회사에서 수평적 소통이 가능할지, 대형화와 고층화가 대세인 도시에서 인간에게 어울리는 공간은 무엇인지 등 이 책을 읽다보면 건축과 우리 삶을 다각도에서 들여다보고 다면적으로 연결해 이해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세상에 한 명 뿐이기에 모든 사람의 인생은 각각 가치가 있고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내가 사는 집이 있는 땅은 타 장소와 다른 색을 가진 하나뿐인 장소다. 그래서 내가 사는 집은 그만의 고유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각기 다르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그래야 물질 중심적인 건축 가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369)

아주 전문적일 것만 같은 건축과 도시에 대한 문제를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조금은 건축물 자체보다는 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질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무심히 살고 있는 도시 속 공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불어넣으며, 정말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는 책, <어디서 살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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