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도서

이 주의 사서 추천도서(4월 5주)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홍한별 옮김│반비│2016│471p.
중앙도서관 3층 인문사회자료관 단행본 [HDM 373.0978882 K63m한]

추천의 글(과학기술팀 김수진)

1999년 4월 20일,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리볼드는 총과 폭탄으로 무장하고 콜럼바인고등학교에 갔다. 두 사람은 학생 열두 명과 교사 한 명을 살해하고 스물네 명에게 부상을 입힌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역사상 최악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딜런 클리볼드는 내 아들이다. 이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아이들이 가해자가 되어 아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벌인 최초의 사건으로 이후의 학교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의 모델이 되거나, 이를 모방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친 사건이었다.

이 책은 엄마 수 클리볼드가 딜런이 태어나서 함께 했던 17년과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세월을 정리하고 있다. 좋은 엄마라고 자부했던 자신 앞에 일어난 알 수 없는 일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아이의 내면을 되짚어 따라가는 고된 과정을 진정성을 더하여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절망 앞에 선 그 엄마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사실 가해자의 부모 입장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책 속에서 그녀는 아들의 범죄를 변명하거나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사랑한 아들과 그 아들이 벌인 잔인한 범죄 사이에서 가능한 중립적인 태도로 책임감을 가지고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왜 착하고 사랑스럽던 어린아이가 괴물이 되어버렸는지, 왜 자신은 끝까지 몰랐는지, 그리고 이런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가해자의 부모가 겪을 아픔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또한 왜 굳이 가해자의 상황까지 알아야 하는가? 이 책은 읽는 동안 불편하기도 화가 나기도 하지만 순간 동조되어 울컥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청소년 우울과 자살, 범죄를 다루는 언론 보도태도 등 많은 내용을 묵직하게 담고 있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부모가 아니더라도 공동체적 책임은 무엇인지, “공적인 가치가 높은 회고담”이란 추천의 글에 공감하며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소장정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