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도서

이 주의 추천도서(2월 3주)

바깥은 여름

김애란│문학동네│2017│269p.
중앙도서관 2층 문학예술자료관 단행본 [LDM 811.36 김62ㅂB]

추천의 글(정보서비스팀 여윤선)

한 마음의 상처에 대해 꾸임 없는 어조로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등장인물들의 상처를 가식 없이 독자에게 드러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 아픔에 더 공감하게 한다. 상처는 죽음, 이별, 사회적 부조리, 편견 등에서 비롯된다.

어린이집 차에 아들을 잃은 30대 부부, 마음의 안식처로서의 역할을 하던 늙은 개의 안락사를 준비하는 부모 없는 어린 찬성, 여자 친구에게서 이별을 통보 받은 30대 후반의 방황하는 공시생 이수, 출강하는 대학 교수의 교통사고를 대신 책임지나 정작 그 교수의 반대로 임용에서 탈락하는 시간강사 정우, 동남아인 아버지로 차별 받는 열다섯 살의 재이, 남편을 잃은 후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하는 30대 주부 명지. 이들은 아파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며, 우리 사회의 서글픈 한 단면을 보여 주는 대변자들이다. 그 중 자식을 잃은 30대 부부의 아픔을 그린 ‘입동’과 남편을 먼저 보낸 30대 주부의 스코틀랜드 여행담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서는 나도 모르게 여러 번 눈물이 났다. 이들에게 당장 마음에 온기를 주는 피난처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이들은 자신들을 이해해 주는 이 아무도 없는 세상의 끝에 와 있는 그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죽음, 이별 등 상처를 겪지 않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불청객처럼 종종 예고 없이 찾아오는 아픔의 시간에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일까? 대개 아픔의 시간에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없는듯하여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이 괴롭고, 그 고통 속에 늘 자기 혼자 인듯하여 더욱 더 고독하다. 이 때 “힘내세요.”라는 섣부른 격려의 말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대신 가만히 등을 토닥여 주고 아파하는 이의 눈물을 가만히 닦아만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단편집의 제목이 <바깥은 여름>인 것은 우리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감싸주는 따뜻한 손이 되어 달라는 작가의 작은 소망의 표현이기도 하거니와, 심리적으로 추운 겨울인 우리 주변인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여름을 즐기고 있는 우리를 질책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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