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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사서 추천도서(6월 1주)
작성자 강승일
작성일 2018.06.04
조회수 1,078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동아시아│2017│319p.
중앙도서관 3층 인문사회자료관 단행본 [HDM 306.461 김58ㅇ]

추천의 글(법학도서관 황은주)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의 시각으로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이며 4편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 두 번째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 세 번째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 되려면’, 네 번째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 이며 챕터의 제목을 보면 우선 느낌이 와 닿는다.

국가로부터 몸을 통제 받는 여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해고 노동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의사와 소방공무원, 선량한 피해자의 모습을 강요받는 세월호 생존학생, 혐오의 대상이거나 질병의 원인이라고 낙인 찍히는 성소수자 등 다양한 개인들이 받은 사회적 상처, 건강불평등 사례, 그리고 이를 보이거나 숨기는 데이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종종 약자인 개인은 차별을 경험했을 때 심리적인 불편함을 덜기 위해 그 경험을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한다.

낯선 주제이며 어려운 책이라는 편견이 있어 미루다가 한 번 펼치니 생각보다 편하게 읽었다. 사회역학 연구 등의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의 건강과 삶을 사려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냉철한 시선 때문일 것이다. 따뜻하지만 단단히 강단이 있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 이 책을 오래도록 나의 편협된 시선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읽었다.

저자가 20대에 했던 고민을 전하는 내용이 우리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요에 써여 있다. 20대의 저자는 마치 저만 다른 세상에 속한 사람인 것 마냥 느껴지고 누구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전달되지 않아 오히려 친구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러다보니 세상을 냉정하고 엄밀하게 분석하기보다는, 내가 왜 그런 활동들을 하려하고 그게 내 삶에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쏟았고, ‘꽃이 필 것이라는, 열매가 맺힐 것이라는 기대 없이 어떻게 계속 씨앗을 뿌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한다. 그리고 스스로 찾아낸 답은 바로 ‘사회가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는 꿈이 없다면, 남은 길은 자신의 삶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진보적인 실천을 하도록 하고 그럴 수 있게 준비를 하자’는 건강한 20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관점의 문제에 대해 대학생들이 많이 읽고 평등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하며 저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회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

“아름다운 사회는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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