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년생 김지영(오늘의 젊은 작가 13)(양장본 HardCover) 작가 조남주 출판 민음사 달보드레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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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 판매량이 120만부를 돌파한 화제의 베스트 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영화를 보기 전에 제대로 읽어 보고 싶어 다른 책을 제쳐두고 이 책을 꺼내 읽었다.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의 장편 소설로, 2016년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들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회사원들로부터 '맘충'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등,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직접 느끼면서 이를 소설로 써야겠다는 생각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주변의 많은 추천과, 인터넷 상의 많은 반박이 공존했던 만큼 큰 호기심이 들어 궁금했던 책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왜 여자연예인이 이 책을 읽기만 해도 비난할까?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비난을 받아야 할까?
    등 여러 의문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던 책이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82년생 김지영은 소설 치고는 매우 많은 각주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 속 인물이 차별받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각주는 객관적인 통계와 연구로 이를 증명해준다. 처음에는 왜 소설에서까지 굳이 이러한 증명을 해야했을까하고 의아해왔지만, 영화가 나온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비난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인생을 설명하려면 소설에서조차 각주를 넣고 논문을 인용해야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듯하다.
    위에서 말했듯이 82년생 김지영은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사실만 담고 있었다. 소설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많은 김지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소설인만큼 현실과는 다르게 김지영이 많은 시련들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했지만, 김지영은 회복하지 못한채로 책은 끝이 났다.
    사실, 김지영이 회복하기를 바랐던 것은 나의 욕심이었을 지도 모른다. 소설 속의 김지영은 하고 싶었던 말을 계속 삼킨다. 여성혐오 사회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지탄받는 행동이 될지, 얼마나 많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부당한 상황에서 목소리를 냈지만 상황은 그대로이거나 더 나빠지기만 하고, 자신은 비난당하기만 한다면 그 누구가 목소리를 계속 낼 수 있겠는가. 김지영은 정말 많은 여성혐오를 받아왔고, 그러함에도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에도 순응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은 82년생 김지영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여성혐오를 담았다고 비난한다. 과연 그럴까? 여성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과거와 현재나 다를 바가 없다. 현재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과거에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한 사람들이 뭐가 다를까. 현재에도 여성혐오와 차별은 이어지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생일은 만우절이다. 작가는 남성들에게 김지영의 삶은 '이게 사실일까...'하고 느껴질 테고 김지영보다 더 나쁜 상황을 겪은 여성들에게는 '이렇게 운이 좋다니..'하고 느껴질 것이고, 어느 쪽에서든 김지영의 삶은 과장이고 거짓말 같겠다 싶어서 생일은 만우절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결혼해서 좋은 남편과 잘 산다는 '여성 행복의 이미지'를 실제로는 여성의 불행이었다고 드러내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82년생 김지영은 평범한 여성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서 더 나아가서 김지영만의 이야기를 펼치거나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같은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렇지만, 매우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82년생 김지영이 문화도 언어도 다른 많은 사람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김지영에게 공감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큰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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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또한 해당 책으로 많은 사회적 이슈를 낳기도 하고, 또 책을 본다는 자체로 따가로운 시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책이 어떤 장르, 또 어떤 내용을 닮고 있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의지 문제이지 이와 같이 무차별적인 비난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길고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 글에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말보다 글로 써질 때 의미가 더 잘 전달되고 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소설이지만 소설을 넘어서는 현실을 담았고 우리가 생각해 볼 메시지가 곳곳에 존재하고 있어서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