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살인자에게 작가 Holleeder, Astrid 출판 다산책방 와이미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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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나는 한국사람이다. 우리는 여자이다. 그리고 가부장인지, 가정폭력인지 스스로 구분하기 힘들정도로 그 경계가 비슷한 곳에서 자라났다.



    나의 살인자에게. 영어 원제가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Dear를 사용한것이라면. 정말 좋은 이름을 붙였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오빠는 살인자이며, 저자의 하나뿐인 오빠이며, 자라나며 도움을 주기도 했고, 저자를 숨도 못쉴정도로 힘들게 만들기도 했다. 이 모든 감정을 담아 하나뿐인 가족이기에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대접이 Dear 라고 생각한다.



    나는 경상남도에서 자라났다. 이곳은 전통, 가부장, 보수 가 키워드인 지역이며 자연스럽게 노력하지 않아도 이것들에 둘러쌓여 살아갈 수 있기 좋은 환경이다. 다만 나는 이것이 내가 경상남도에서 자라서 겪는 것인줄 알았다. 지구를 반바퀴 돌아서도 내가 자라고 있을 줄은 몰랐다. 책을 읽고, 그냥 이 전지구에 옅은 오존이 뒤덮여있 듯이 여자로 태어난 것들을 지지기 위한 은근한 광선같은게 있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책의 저자는 주먹에 피가 터질정도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길래, 나도 내내 그 옆에서 같이 책을 펼치고 달리기하며 이를 악물고 있는 기분이었다. 저자는 강하거나, 부러지지 않는 신념이 없고. 성급하고, 경험이 부족해서 어리석을 때도 있었고, 무서움에 잠식되어 당연한 일을 당연하지 못하게 하는 답답한 구석이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것은 우리가 일상에서도 똑같이 겪는 일들이라서 뭐라고 한소리 할 기분도, 자신도 없었다.



    내 앞에 걸어가는 담배를 피고있는 아저씨에게 뭐라 못하고 차도가 있는 연석을 걸을 때, 술집골목에 마주 걸어오는 한 무리의 남자들이 가까워질수록 얼굴을 비스듬이 향하고 딴청을 부릴 때 같은... 내가 평소에 하는 그런것들에 비할바가 아니다. 오히려 저자만큼 극단적인 상황속에서 사람이 얼마나 바보가 되는지, 그런 바보들중에 저자가 얼마나 용기를 두른 지혜를 발휘했는지. 책을 다 읽고 답답했던 부분을 되짚어 볼수록 한숨이 아니라 존경을 보내게 된다.



    지금도 내가 집에 가기 위해 걷는 가로등이 드문 밤길보다 더 어둡고 무서운 삶을 살고 있을 저자에게 언제나 안전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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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자 가족을 둔 사람의 이야기인가요?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책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설명해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평 감사합니다.

      • 살인자인 가족을 둔 사람의 이야기이자 그녀의 삶 자체는 폭력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랐기에 둘을 분리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 책의 내용보다, 서평의 내용이 훨씬 공감가고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아요. 그런 순간들을 매일같이 지내오는 우리의 삶에 서로가 힘이 되고, 또 박수를 보내며 살기를 잠깐 빌었습니다. 서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