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회의 본질 작가 Bache, Christopher M 출판 정신세계사 오리금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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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영혼이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즉 나의 삶에는 전생이 있고 환생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못한다. 세 가지 근거를 들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물리적 증명의 어려움, 두 번째는 죽음 뒤에 오는 것은 ‘무’일 뿐이라는 것, 세 번째는 환생과 전생이 사람들의 믿음과 희망으로 인해 생겨난 개념일 뿐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 근거인 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말 그대로 ‘환생과 전생’은 증명할 수도 없고, 증명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환생과 전생을 믿는 까닭은 강력한 신앙심 때문이거나, 환생과 전생을 봤거나 아는 사람들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생은 최면을 통해 보거나 전생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례 중 미국의 마이클 라이트의 사례를 보도록 해 보자. 그는 3살이 되면서부터 자신의 전생에 대해 부모님께 말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전생에 어떤 이름을 가졌는지, 형제의 이름은 무엇인지, 또 전생에 자신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가 기억한 것들의 정확성은 어머니의 증언으로 확립되었는데 마이클이 말한 것과 그의 어머니의 옛 남자친구의 모습이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마이클은 전생이 존재한다는 하나의 사례가 되었고, 이와 비슷한 모습의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전생을 확인하는 사례들의 정확성 판단이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그의 어머니의 경험과 일치하는 것이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고, 그 기억이 현재 본인의 기억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때, 본인의 기억임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은 그 기억이 본인의 기억이어야 전생의 존재가 확인되는 건데, 소위 ‘신 내림’이라고 부르는 것 따위로 인해 타인의 기억이 그저 떠오르는 것이라면 본인의 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전생이나 환생이 보이는 사례가 있다고 해서 그것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환생과 전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두 번째 근거는 죽음 뒤에 오는 것은 ‘무’라는 것이다. 정신적인 주체가 있어야 ‘나’가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죽은 뒤에 ‘나’는 무의 상태로 가게 된다. 죽고 난 뒤에 차가운 몸은 남아있겠지만 ‘생각하는 주체’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리적인 증명이 가능한 부분인데 육체가 죽게 되면 ‘사고’를 담당하는 뇌를 비롯한 신체부위가 기능을 멈추기 때문에 정신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환생과 전생은 현생 이외의 삶이 ‘기억나는’ 방법으로 나타나는데 사고의 주체가 없어진 상태에서 기억이 유지되고 심지어 다른 육체에서 상기된다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정확히 증명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때 서론에서 나온 의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죽은 뒤에는 무의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개념도 없는 것이 된다. 따라서 태어나서 생각하는 주체가 생길 때부터, 죽고 난 후 무의 상태로 돌아가기 직전까지 나의 시간이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나의 시간이 멈추고, 무의 상태가 된 후의 새로운 삶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환생과 전생은 무의 상태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환생과 전생 존재에 반박하는 마지막 근거는 이 개념들이 그저 어떤 사람들의 ‘믿음’에서 비롯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환생’은 불교의 윤회 사상을 토대로 볼 때, 부처를 따르지 않아 정신적으로 죽은 사람이 참회하고, 잘못한 점을 개선하여 다시 참된 마음을 가진 새로운 사람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윤회 사상과 같이 종교적인 의미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라는 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환생과 전생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들은 개념이 생기고 억지로 근거를 찾아가며 존재함을 증명시키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전생에 어떠해서 그런 걸 거야.’ 라는 말과 ‘나는 다시 태어나면 이렇게 살고 싶어.’ 라는 본인의 희망이 담긴 말들이 종교적인 사상과 합세해서 환생과 전생이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것 같다.
    위의 세 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봤을 때 환생과 전생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환생과 전생을 믿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생에서 충족되지 못한 만족감을 충족시키고자 아예 다른 생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윤회 사상에 따르면, 환생과 전생이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지게 해 주고, 현재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 준다고는 한다. 하지만 실재하는지도 불분명하고, 환생과 전생을 알게 된다 해도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현생에 보탬이 될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의문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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