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 폭탄 만들기 1 작가 리처드 로즈 (지은이), 문신행 (옮긴이) 출판 사이언스북스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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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제목입니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제목을 읽고 누가 감히 책을 집어들 생각을 할까요? 폭탄 제조법이라도 들어있는 걸까요?

    원자폭탄 만들기는 원자폭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담은 책입니다. 원자폭탄이 기반으로 하는 화학, 원자 이론 부터 시작해서, 원자폭탄이 만들어져야만 했었던 역사적 맥락, 과학자들의 고뇌, 그리고 투하까지, 충실한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하나씩 소개됩니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주제이지만, 저자의 설득력있는 문체는 이 모든 지식, 생각, 역사를 아울러 한 줄기의 매끄러운 서사로 제시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현대 과학이 어떤 모습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협력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는 듯 하여 어떤 벅찬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과 떼어낼 수 없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예시를 드는 것 조차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책이 생생하게 보여주는 과학의 맨얼굴은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과학은 ~이다." "과학자의 윤리는 ~해야 한다"와 같은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미 많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내린 결론이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대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는 책의 진행 내내 자신의 목소리를 감추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열린사회', '과학자 공동체', '자유주의의 가치'와 관련된 정말로 의미심장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내놓습니다. 그 방식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제 알려줄건 다 알려 줬고 내 생각도 밝혔으니, 네 생각을 한 번 말해봐!'라는 권유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물리학과 화학을 좋아한다면, 과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자유주의와 열린사회의 가치에 관해 고민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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