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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너 작가 Koch, Herman 출판 은행나무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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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 책을 원서로 읽었습니다. 그래서 번역본의 품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유럽에서 이 책이 가진 인기와 명성에 비해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은 것 같아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네덜란드의 부유한 중산층 가정을 다루는 이 소설은 여러 지점에서 아주 흥미롭습니다.

    이 책의 메인 플롯은 두 커플의 저녁식사입니다. 특별한 얘기가 진행되기 정말로 힘들어보이는 배경인데, 메인 플롯 사이사이에 삽입되는 곁가지 플롯들과 저자의 재치넘치는 서술 방식이 합쳐져서 굉장한 스릴러를 만들어냅니다.

    저자는 중산층 가장의 눈에 비친 세계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네덜란드의 사회상 부터 시작해서 인종과 식사예절에 이르기까지,교양과 위선이 뒤범벅된 관점을 마치 내가 그 인물이 된 것처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연민을, 때로는 자기혐오까지도 느낄 수 있는 몰입의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스릴러를 찾고 계신 분께, 인간 사회의 교양 이면에 감춰진 민낯을 보고 싶으신 분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표현이 어렵지 않고 몰입도가 높아서 원서 강독용으로도 추천합니다. 네덜란드어와 영어는 언어간 유사도가 높아서 영어 번역본을 읽는 편이 언어 유희, 리듬을 음미하는데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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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입문 작가 소도, 관지 출판 지상사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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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학의 난이도는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수능 수학영역에서는 통계학 파트가 사실 반복적이고 쉬운 유형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공식을 암기하는 수준에서 만족하곤 합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혹은 연구자가 된 후에도, 시험문제를 풀거나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하기에 딱 필요한 만큼의 지식에 만족하고 통계학이 정말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는 것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은 통계학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고, 그것의 의미를 상상하여 이해하는 것은 객관적으로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그런 점에서 기초 통계에 관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은 꽤 아쉽습니다. 현대사회에서 통계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반화 할 수는 없으나, 부산대학교에 개설된 상당수의 통계학 강좌들도 통계학적 의미와 이해는 학생의 몫으로 넘겨버리고 복잡한 수식과 응용에 수업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책은 통계학의 이해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통계학적 개념들에 대한 의구심,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길만한 책입니다. 이 책이 완벽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힘들지만, 이 책을 비롯해 여러가지 방법과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통계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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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원자 작가 Buchanan, Mark 출판 사이언스북스 Hymn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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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저술가인 마크 뷰캐넌은 이 책을 통해서 '사회 물리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사회물리학이란, 복잡한 사회 현상을 마치 물리학의 연구 방식 처럼 간단한 몇 가지 원칙으로 접근했을 때, 더 큰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하는 사회과학의 연구방식입니다.

    마크 뷰캐넌이 기존의 사회과학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공감가는 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비판의 강도와 '사회 물리학'에 대한 그의 칭송의 정도에 비해서 이 책이 이렇다 할 통찰을 가져다 주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가 소개하는 사회물리학의 적용 사례들도 상당히 한정적이고 결과론적인 경우 뿐이었고, 정말로 사회물리학이 사회과학 연구의 미래가 될지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저는 사회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한편, 과학적 연구 방법론과 과학 철학에도 흥미가 있고 최근에는 물리학의 역사에 관한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우연히도 적절한 시기에 이 책을 읽게 되어서 그 모든 테마가 머릿속에 서로 연결되는 것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거창한 포장에 비해 상당히 싱거운 책입니다. 마크 뷰캐넌은 수준급의 과학 저술가로서 이제는 쉽게 책을 쓰는 법을 터득한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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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은 1분 만에 좋아진다 작가 금야, 청지 출판 나라원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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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 책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었습니다. 눈은 결코 1분만에 좋아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이 이렇게 도발적인 제목으로 무려 베스트셀러 코너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제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래도 베스트 셀러인데, 많은 사람들이 구매한 책인데, 조금이라도 유익한 주장을 하나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고, 책이 잘못된 정도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아무런 영양가도 설득력도 없는 쓰레기입니다. 일반 대중의 교양과학 수준이 이런 책을 솎아낼 정도가 되지 않는 다는 점이 개탄스럽습니다. 비단 이 책 뿐만이 아닙니다. 이 책처럼 시력에 관한 헛소리를 다루는 도서만 해도 열 권에 이르고, 각종 건강, 심리학에 관해 무책임한 정보를 퍼뜨리는 사이비 도서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 주장을 찬찬히 뜯어보면, 주장하는 바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저 아무개가 이런 방식으로 효과를 보았다에서 시작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모 학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는 식의 실체 없는 거짓말만 다분합니다. 플라시보 효과가 통제되지 않고, 대조군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료 과학자 개관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저 헛소리입니다.

    과학을 물화생지로 나누어 이론을 암기시키는 전통적인 과학교육 방식보다는, 가장 기본적으로 사이비 과학을 구별하는 능력을 배양하는게 먼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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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죄 작가 McEwan, Ian 출판 문학동네 Hymn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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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죄는 소설에 관한 소설입니다. "어톤먼트"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지만, 이 소설의 핵심 주제가 '글쓰기'라는 점에서 책으로 읽는 것이 훨씬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작가 지망생 주인공을 매개로, 저자는 뛰어나다 못해 화려하게까지 느껴지는 서술 테크닉을 보여줍니다.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신중하지만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방식은 정말로 '읽는 재미'를 가져다줍니다. 과거에 오만과 편견을 비슷한 이유로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한편으로는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아이러니를 통해 폭소를 자아내는 표현 방식이 영국 작가들의 내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좋아하는 소설을 물어보면 2000년대 작품 중에는 꼭 속죄를 얘기합니다. 이 소설은 '글쓰기'와 '진심' 그리고 '속죄'라는 주제에 관해 정말 문학적이고 설득력있는 서사를 통해 작가의 생각을 드러냅니다. 때로는 직설적인 진술보다도 '서사'가 더 효과적으로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책 속의 어떤 등장인물도 정말로 미워할 수가 없었습니다. 독자가 캐릭터에 동화되고 플롯과 세계관에 푹 빠지게 하는 것이 뛰어난 문학의 효과라고 한다면, 이 책은 정말로 훌륭한 문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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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분과 전체 작가 Heisenberg, Werner Karl 출판 서커스 Hymn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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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젠 베르크의 자전적인 수필입니다. 한 시대의 슈퍼스타 과학자가 자신의 생애와 그에 연관된 생각들을 연도별로 기록한 내용입니다. 하이젠베르크 본인 뿐 아니라, 보어를 비롯한 당대 과학계의 거인들이 많이 등장해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하이젠베르크가 과학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데, 그 중 상당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그의 선구자적 면모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다만, 물리학과 철학에 대한 기초 지식과 하이젠베르크라는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이 일관성 있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다소 단편적인 생각들이 흩어져있는 모양새여서 저자의 사상과 과학적 성취를 알지 못한다면 음미하기 어렵습니다. 하이젠베르크는 사색으로부터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지는 않고, 주로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일화나 대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서술합니다. 그래서 독자는 특정한 깨달음을 얻거나 교훈을 전달받기 보다는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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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적 정의 작가 Nussbaum, Martha C 출판 궁리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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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아쉬운 책입니다. 동 저자의 "인간성 수업"에 비교하면 더 그렇습니다. 저자의 역량에 있어서 아쉬운게 아니라 출판사와 번역가의 문제입니다.

    이 책은 소설읽기를 통해 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길러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문학적 상상력이 법정에서 왜 필요한지를 다루는 책입니다. 그래서 대중 교양서적이라기 보다는 해당 분야(법)에 특별한 관심이 있거나 "인간성 수업"에서 다뤄졌던 저자의 주장을 더 심도깊게 알고싶은게 아니라면 굳이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죠. 그런데 이 책은 마치 마사 누스바움의 대표적인 저작인 것 처럼 알려져 버렸고, 평범한 독자들이 이 책을 펼치고 느낄 당혹스러움을 생각하면,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그 경험으로 인해서 마사 누스바움의 다른 저작을 읽는 것을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두 번째로는 번역의 문제입니다. 정말 심각합니다.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있죠. 제발 번역은 번역가에게 맡겼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문장부호와 호응이 맞지 않는 문장들을 보고 있으면 영어 원문이 어떤 문장인지가 머리에 떠오를 정도입니다. 이걸 직독직해라고 불러야 할까요? 온갖 비문과 부적절한 어휘선택은 차라리 원문을 읽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만듭니다. 책의 제목부터 번역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건 그저 실소를 불러일으킵니다. Poetic Justice가 어째서 시적 정의입니까... 시적 정의가 도대체 한국어에서 무슨 뜻을 가집니까? 아무 뜻도 없습니다... Poetic Justice는 인과 응보, 혹은 권선징악이라는 뜻입니다. 구글에 검색만 해봤어도 5초만에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온갖 비문과 잘못된 번역으로 넘쳐납니다. 좀 과격하게 말하면 번역 초안으로도 별 가치가 없어보입니다. '시적 정의'를 비롯해서 한국어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는, 아무 의미없는 표현들이 무책임하게 남발되고, 독서가 아니라 추론으로 단어를 이해해야합니다. The genre를 '장르'라고 번역한 것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문맥상 The genre는 '서사문학' 혹은 '소설'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걸 '장르'라고 번역하면 어떡합니까? 이같은 오류는 하나하나 세기도 힘듭니다.

    동저자의 "인간성 수업"을 추천합니다. 번역도 훌륭하고, 내용적으로도 마사 누스바움의 사상을 접하기에 참 좋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코멘트를 쓴 것은, 제가 마사 누스바움의 사상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간성 수업"을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시적 정의"를 먼저 읽고 크게 실망했던 저는 하마터면 "인간성 수업"을 읽지 않을 뻔 했습니다. 교양 교육원의 "인간성 수업" 특강이 아니었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독자 분들의 독서 경험이 방해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리고 마사 누스바움의 "인간성 수업"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공익적인 생각에서 코멘트를 다소 강하게 적었다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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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의 설계 작가 마이클 브룩스 엮음 출판 반니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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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의 설계는 '우연'이라는 개념에 대해 A부터 Z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명체의 탄생부터, 우리 일상의 행운에 이르기까지 '우연'의 영향력과 그것을 둘러싼 철학적, 과학적 쟁점들을 소개합니다. 23명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집필진은 여섯 가지의 대주제 아래 각자의 분야에서 상세한 설명을 펼치고, 뉴사이언티스트지는 이를 서사적 진행 아래 일관성있고 유려하게 묶어내었습니다.



    긍정적인 점은, '우연'에 관련된 쟁점들을 빠짐없이, 또 과학적 전문 지식 없이도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양서적으로서는 내용도 상당히 충실해서, 사이비 자기계발서라든지 흥미 위주의 단편적인 사실만을 모아놓은 책들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는 캐주얼하고 전형적인 표지 디자인이 아쉽습니다. 독후감 공모전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읽지 않았을 겁니다.



    단점 아닌 단점은 이 책이 어떤 구체적인 결론을 제시하지 않으며, 각각의 쟁점에 대해 보다 심도깊은 논의를 펼치지 않는다는 점인데, 대중 교양 서적에게 기대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분량의 측면에서 독자의 접근성을 높였고, 지나치게 학술적으로 빠지지 않음으로써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더 알고싶은 내용은 책에서 언급되는 개념이나 학자의 이름을 참고하여 스스로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연'은 어떤 단일 학문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통계학, 진화생물학, 수학, 컴퓨터 공학, 철학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연구주제입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일상적 요소이자 모든 사람의 고민이자 숙제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학자의 입을 빌려 통일성 있는 문체로 '우연'에 관해 소개해주는 는 훌륭한 입문서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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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성 수업 작가 Nussbaum, Martha Craven 출판 문학동네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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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마사 누스바움의 책입니다. 고전학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20년이 넘게 대학 교육에서 그녀가 고전으로부터 발견한 가치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녀는 미국의 교육 방식을 '자유 교육'으로 정의하고(한국어로는 교양 교육), 그것의 가치를 열렬히 옹호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혼란스럽습니다. 과거 한국은 '단일 민족'이라는 가짜 신화를 교과서에도 공공연하게 가르치던 닫힌 세계였습니다. 반면에 오늘날에는 사회의 다원화와 인권 의식의 향상을 경험하면서 첨예한 의견 대립과 갈등이 불거지고 있고, 우리들은 어느 편을 들어야할지 자신의 의견을 정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마사 누스바움은 숙고와 토론으로 단련된 치밀한 논증으로 해법을 제시합니다. 인간은 '소크라테스식 자기 성찰', '세계시민의식', '서사적 상상력'을 갖추어야만 비로소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무지와 혐오 앞에서 단단하고 편견 없는 논리로 무장한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은 정말로 의미심장하고, 또 감동적입니다. 그녀는 소크라테스, 세네카를 비롯한 거인들의 말을 빌려오고, 인간의 보편성에 호소합니다. 페미니즘, 동성애, 난민, 양심적 병역거부, 이민자를 둘러싼 논쟁들 속에서 확신을 갖고 의지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되어줄 책입니다.



    진영을 막론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피상적인 내용만 떠들어서는 아무런 결론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보편성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보편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합시다. 신뢰할 수 있는 주장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연습을 합시다. 자신의 무지를 인정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춥시다.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자질을 기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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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레바퀴 아래서 작가 Hesse, Hermann 출판 민음사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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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바퀴 아래서는 데미안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헤르만 헤세의 작품입니다. 소년-청년기를 보내는 개인의 고민이 가득 녹아있는데, 저는 제가 수능공부를 하던 즈음과 연관해서 깊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성취욕, 불만, 서투른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동경 등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복잡하게 얽혀 심란한 마음이 정말 잘 묘사되어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가 변화하는 과정이나 저자가 강조하는 가치들, 개인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 등 생각해볼 여지가 정말 많습니다.

    한국의 많은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비인간적인 공부에 몰두합니다. 그것이 비인간적이라는 것을 알지 못 할 정도로 말입니다. 공부를 제외한 다른 생각들은 그저 억압당하고, 억압당한 생각과 감정들은 대학에 진학한 후에야 터져버려 방황하기 십상입니다. 오늘날에는 대학에 와서도 학점과 취업에 관한 부담 때문에 맹목적인 삶만을 살기도 합니다. 먼 나라,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의 주인공이 겪는 상황은 한국 학생들이 처한 현실과 참 닮았습니다.

    보통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타인을 관찰하는게 도움이 될 수 있죠. 저는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을 지켜보며 연민을 느꼈고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참 많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19살의 제 자신이 거쳤던 어려움의 무게에도 생각이 미쳤습니다. 늦게나마 그때의 저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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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미안을 읽고 큰 감명을 받은 후 헤르만 헤세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어 보았는데 그 중 하나가 수레바퀴 아래서 였어요. 주인공 한스가 느끼는 혼란, 혼돈에 공감하기도 하고 주로 마음아파하면서 읽었어요. 특히 주변의 기대로 강요받은 것이 아닌 아닌 본인의 선택으로 신학교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으니 자신의 변화에 더 혼란스럽고 힘들어했을 것 같아요. 우리 대학생들도 자신의 전공과 지금 하고 싶은 일, 앞으로 먹고 살기 위해 해야할 일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에게도 널리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 원자 폭탄 만들기 1 작가 리처드 로즈 (지은이), 문신행 (옮긴이) 출판 사이언스북스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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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제목입니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제목을 읽고 누가 감히 책을 집어들 생각을 할까요? 폭탄 제조법이라도 들어있는 걸까요?

    원자폭탄 만들기는 원자폭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담은 책입니다. 원자폭탄이 기반으로 하는 화학, 원자 이론 부터 시작해서, 원자폭탄이 만들어져야만 했었던 역사적 맥락, 과학자들의 고뇌, 그리고 투하까지, 충실한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하나씩 소개됩니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주제이지만, 저자의 설득력있는 문체는 이 모든 지식, 생각, 역사를 아울러 한 줄기의 매끄러운 서사로 제시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현대 과학이 어떤 모습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협력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는 듯 하여 어떤 벅찬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과 떼어낼 수 없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예시를 드는 것 조차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책이 생생하게 보여주는 과학의 맨얼굴은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과학은 ~이다." "과학자의 윤리는 ~해야 한다"와 같은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미 많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내린 결론이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대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는 책의 진행 내내 자신의 목소리를 감추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열린사회', '과학자 공동체', '자유주의의 가치'와 관련된 정말로 의미심장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내놓습니다. 그 방식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제 알려줄건 다 알려 줬고 내 생각도 밝혔으니, 네 생각을 한 번 말해봐!'라는 권유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물리학과 화학을 좋아한다면, 과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자유주의와 열린사회의 가치에 관해 고민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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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티는 삶에 관하여 작가 허지웅 출판 문학동네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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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지웅씨의 글은 영화 평론가 특유의 현학적인(=굳이 어렵게 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개 어떤 진심을 담고있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의 글은 분명 재미있으며 설득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에세이 집이 출판물로서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글은 진솔하지만 특별한 통찰을 담고있지는 않고, 진보적이지만 전에 없던 주장을 꺼내들지는 않습니다. 학문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소개해주지도 않고, 정신 못차리고 읽을만큼 흥미진진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악평을 받을만한 책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저는 인터넷이 보편적인 미디어가 된 오늘날, 출판물은 조금 더 특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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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 균 쇠 (반양장)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작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은이), 김진준 (옮긴이) 출판 문학사상사 Hym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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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균, 쇠는 '서울대 대출 도서 1위'라는 타이틀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대출 횟수가 책의 훌륭함을 반드시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총균쇠의 첫 장을 펼친 사람은 많겠지만, 마지막 장에 이른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총, 균, 쇠를 추천하는 사람들은 과연 이 책을 다 읽었을까요?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총, 균, 쇠가 비범한 책인 것은 사실입니다. 한 명의 학자가 집필했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서술 기법이 돋보입니다. 총, 균, 쇠가 다루고 있는 물음도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해봤을 만한 정말로 거대한 주제입니다. 여러 방면에 걸쳐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 등장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제기한 물음에 충실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식의 과시라는 인상을 줄 정도로 불필요한 내용들을 많이 담았습니다. 그런 내용들은 책의 논지와도 별 상관이 없고, 독서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애초에 책이 제기한 물음이 무엇이었는지 잊게만듭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지적인 충만감 대신 "그래서..?"라는 생각이 드는건 독자 탓이 아닙니다. 저자는 자신의 논지를 예리하게 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며. 지극히 모호한 질문에 더 모호한 방식으로 대답할 뿐입니다. 다만 내용이 워낙 방대한 탓에, 독자는 저자가 훌륭한 대답을 내놓았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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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ymn 님이 오늘의 구절 그룹에 가입하셨습니다.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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