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의사들의 에세이를 읽기 시작할 때,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간 책이길래 읽어본 책이다.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우선 작가는 글을 참 잘 쓴다는 것. 그 상황이 정말 생생하게 느껴져서 괴로울 만큼 전달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두 번째는 그래서 환자의 아픔을 팔아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의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던 예과생이었다. 그래서 단지 극적인 상황들에 쇼크를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실습을 돌고 나서 책을 다시 읽어보니 느낌이 조금 달랐다. 환자를 마주하는 자세, 그리고 병원에서 아픈 사람들이 보여주는 정말 '인간적인' 모습들. 글을 쓰며 작가는 자신의 방법으로 환자를 기억하는 게 아닐까. 환자를 사람이라기보다는 질병정도로 보는 의사들도 많다. 하지만 작가는 분명 환자를 한 명의 인간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책이 생각보다 굉장히 사실적이고 묘사의 수위가 높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인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