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한다고 하여 알게 된, 4편의 중·단편을 모은 연작소설이다. 게이 남성인 ‘나’의 입장에서 전개되고, ‘나’가 겪은 큰 사건들이 담겨 있다.
각 편에서 등장하는 ‘나’는 동일한 인물로 생각될 수 있도록 쓰여 있다.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전개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은 아니었지만, 「대도시의 사랑법」과 「늦은 우기의 바캉스」는 규호라는 인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두 편에서 나오는 ‘카일리’라는 존재가 흥미로웠다.
‘카일리’는 주인공인 ‘나’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병인 HIV에 지은 애칭이다. 작품에서는 HIV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오직 ‘카일리’라고 언급이 되는데, 나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어찌 보면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풀어냈다는 느낌이 강했다.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좋았다.
전반적으로 글 자체가 위트 있고, 내용 자체도 어렵지 않아서 그런지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얼떨결에 읽게 된 책이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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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출판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