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와벌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출판 지경사 허종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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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와벌은 제가 노어노문학과를 입학해 처음으로 접한 러시아문학입니다. 사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나라 별 문학의 특징이 있더라도 개개인마다 달라 그것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제게 처음 읽힌 이 책은 저에게 러시아문학에 대한 느낌을 새겨주었습니다. 그 느낌은 상당히 어둡고, 음침하고, 병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내용과 섬세한 묘사 따위 였는데 누군가 제게 러시아문학에 대해 물어본다면 저는 아직도 이런 식으로 말해줄 것 같습니다. 물론 러시아문학이라고 추천한다기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으로 추천하며 부언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너무 유명해서 어쩌면 다들 읽지 않았더라도 내용정도는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내용은 간추리면 정말 짧게 아마 10분 발표로 줄거리를 모두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알기로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의 특징인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은 사건의 진행보다도 사건의 진행이 어떻게 풀어지는지 그 풀어지는 과정에서의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즉, 흥미롭지 않습니다. 어렵고 무겁고 어쩌면 끔찍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을 통해 느꼈습니다. 중학생 때 즐겨 읽던 댄브라운의 추리소설 같은 흥미진진한 책이 주는 재미도 좋지만, 이런 무겁고 어쩌면 남에게 밝히기 싫은 개인들의 속내를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도스토예프스키는 우연을 자주 사용하는 작가라고 배웠지만, 대문호라 불리는 만큼 우연을 필연처럼 자연스럽게 이끄는 능력이 있는듯합니다.) 풀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보다도 한 개인의 심리묘사에 대해서는 이 책이 더 세밀하고 날카롭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만약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같은 긴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죄와벌을 먼저 읽고 그 느낌을 음미하시고 취향에 맞으신다면 파고들기를 추천합니다. 아마 진중히 탐독을 하신다면 도스토예프스키의 매력을 분명 느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문학은, 사실 역사적으로 한국에서는 읽기가 힘들어왔고 노어노문학과의 역사도 다른 인문학과보다 생소하고 역사가 짧은 그런 시대를 겪어왔기 때문에 번역본을 고르실 때 여러 옮긴이들의 책들을 살펴보고 출판사도 좀 신중히 고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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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 읽어보셨나 보네요. 두께 때문에 엄두도 못 냈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먼저 죄와 벌을 읽어보고 맞으면 그것도 읽어봐야겠네요. 서평 감사합니다.
    • 어느 기사에서 러시아문학으로 ai를 학습시켰는데 ai가 이후에 뱉어낸 내용이 다들 너무 슬프고 우중충했다고(..) 하던 게 생각이 나네요. 제가 죄와 벌을 읽었을 땐 끝나지 않는 장마를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 서평을 읽으니 다른 러시아 문학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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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문학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어둡고, 음침하고, 병적이면서 역동적인 것이었군요. 러시아 문학을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제게 마음의 준비가 되게 해주는 말이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죄와 벌, 정말 많이 들어본 이름과 제목인데, 손이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뭔가 항상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인데, 이 글을 읽고서는 우연을 필연처럼 이끌어내는 것을 느껴보고 싶을 때 읽을 책으로 이 것을 선정해서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언급해 주신 책 고르는 요령도 감사합니다. 그러한 부분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었는데, 죄와 벌을 비롯한 러시아 문학 번역본을 고를 때 참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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