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트 작가 Wiesel, Elie 출판 예담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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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 위젤의 Night. 익숙한 홀로코스트 문학의 하나이다. 안네의 일기처럼, 어린 나이에 수용소로 끌려간 이가 써내려간 글이다. 안네는 수용소에서 죽었지만, 엘리 위젤은 살아남았다. 표지에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 이라고 적혀있다. 딱 그것이다. 자신이 겪은 일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목소리. 그것이 이 책의 모든 것이다.

    주인공은 시게트에 사는 열다섯의 어린 소년이다. 엘리 위젤이 수용소로 이송되었을 때와 같은 나이. 이 책은 그 소년의 시선으로 인간이 인간에게 자행할 수 있는 악행의 끝을 보여준다. 스프 한 접시에 하나씩 교수대에 매달리던 어린 아이들의 모습. 너무 가벼워 일찍 죽지도 못하고,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던 아이들의 모습. 불타는 용광로에 쏟아져 들어가던 작은 아기들과, 숨이 붙은 채 화장장에 처넣어지던 아버지. 산 채로 소각로에 던져지는 어머니와 누이. 한 때 탈무드를 공부하고 성전을 껴안고 울던 소년은 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저주한다.

    “왜 '그'의 이름을 숭앙해야 하는가? 전능한 존재, 지엄하고 영원한 우주의 지배자는 침묵을 택했다. '그'에게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78쪽)

    누구보다 구원이 필요한 것은 그들이었을텐데. 지옥과 같은 밤을 수도 없이 보낸 후 엘리 위젤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그것은 절규와도 같았다. 사실을 담았음에도 도저히 사실같지 않은 현실을 글로 담았다.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 끔찍한 일을 사람들이 알게 되도록.

    “우리는 가담해야 합니다. 중립은 가해자만 도울 뿐 희생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침묵은 결과적으로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입니다. 고통을 받는 사람 편이 아닙니다. 때로는 간섭해야 합니다. 인간의 목숨이,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때는 국경을 초월해 나서야 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195쪽)

    우리는 얼마나 침묵을 지키고 살았던가. 얼마나 가해자의 편을 들어주고 살았던가. 지금껏 내지 못한 목소리만큼 앞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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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행이 충격적이면서, 악몽과도 같았을 기억을 글로 옮길 결심을 했던 위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침묵은 결국 가해자의 편이라는 말이 인상깊네요. 피해자를 위해 나서는 일은 어렵지만 그만큼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실천하려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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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적으로 안네의 일기를 정말 인상깊게 봤었는데 서평을 보니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