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어느 슬픈 사람을 읽어내려가 본다.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이 어느새 밀려와 이미 이 안에 들어차 있을 때, 그리고는 떨쳐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할 때. 어떻게 울어야할까.
그의 희망은 정말 그러한 것이었나. 다시 피어날 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아픈 이파리가 달린 가지를 잘라내는 것이 희망인 그대에게, 나는 나의 슬픔을 비추어보고선 공감도 아닌 씁슬함을 맛봤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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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30주기 기념)(양장본 HardCover) 출판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