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이야기지만, 영웅에 대한 소설은 아니다. 분명 그 때 광주의 거리, 가게, 병원에 있었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혀진 존재들을 기억하기 위한 이야기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소년과 소녀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당연하게도, 광주에서의 역사는 한명의 ‘영웅적 인물’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광주 사태’가 아닌 것 처럼 광주에서 일어난 커다란 흐름은 한 사람이 이끈 것이 아니라, 이름 한 줄도 적히지 못한 시민들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텅 빈 공간의 기억을 추적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의 ‘소년’을 따라 그 때의 광주로 돌아가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