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작가 윤동주 출판 소와다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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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두 번째로 산 시집이다. 윤동주야 김소월과 함께 국민 시인이니까 한국인이라면 거의 사야하는 수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만 나는 그 때 백석 말고는 시라는 것에 정말 관심이 없었다. 또, ‘서시’나 ‘별 헤는 밤’은 워낙 유명하니 알고 있었지만 하도 옛날부터 많이 들어온 터라 나한테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윤동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참회록’과 ‘간’이라는 시를 읽고 난 다음부터였다. 국어 교과서가 입시 위주니 원문을 안 읽히는 발췌 위주니 말이 많지만 나한테는 순기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다. 그 시 역시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다. 수업 시간에 ‘참회록’을 배울 때 나는 의미를 그렇게 잘 이해도 못했는데도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워낙 느낌이나 분위기 가지고 문학을 평가하는 편이라 그 때도 분위기를 세게 탔던 것 같다. 그래서 시집을 사서 읽게 됐는데 이게 웬걸 수록된 시들이 준수했다. 전부 마음에 들었다고는 말 못하지만 새롭게 알게 된 시들도 어딘가 스산하고 마음 찝찝하게 만드는 데가 있었다. 그와 정 반대로 동시 같은 밝은 시도 있기도 했다. 그리고 백석처럼 스타일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서 산문시도 있었고 엄청나게 짧은 시도 있었다. 나는 ‘개’라는 시를 인상 깊게 읽었었다. 윤동주의 동심 내지는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드러나는 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읽으면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할 것이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개>
    눈 위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

    윤동주 시가 알려질 대로 많이 알려져서 식상 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서시’ 같은 유명한 시만 그렇지 수록된 다른 시들은 이렇듯 신선한 맛이 있으니 시간이 난다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내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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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에 실린 시나 소설이 대단한 고전이 많은데 예전에 배울 땐 왜 몰랐는지 신기해요. 저도 서점에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 확실히 어렸을 땐 몰랐는데, 나이가 조금씩 들수록 시가 주는 울림과 그 깊이가 어렴풋이나마 이해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 교과서에 실린 시를 입시를 위해서만 공부해봤지 음미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려 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는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면서도 울림을 주는 시들이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입시를 위한 시 읽기가 아닌 진정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시 읽기를 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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