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마 작가 김동리 출판 조은커뮤니티 새벽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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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역마살이 끼인 성기의 정착을 위한 노력과 그 실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소설 속에서의 주된 운명이자 순리는 성기의 역마살이다. 유전으로 이를 물려받은(그게 가능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성기는 떠돌아 다녀야 할 운명이었지만 할머니와 옥화의 노력으로 화개장터에 정착하는 듯 보였다. 옥화는 그런 그가 게연과의 사랑으로 한 곳에 정착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계연이 자신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자신이 아무리 성기의 역마살을 떼어내려고 노력해도 더 이상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더는 성기의 역마살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그에 옥화는 성기를 떠나 보낸다.

    이와 같이 자신의 운명에 굴복한 성기는 결국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을 맺는다. 나는 성기가 화개장터를 떠나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게 된 것이 과연 그 자신의 운명에 굴복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성기는 날 때부터 떠돌아다닐 운명이 아니라 단지 그 자신이 떠돌아 다니는 삶을 바란 것일 것이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고 가는 화개장터에서 자란 성기가 항상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성기는 떠나야하는 운명이 아니라 단지 떠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성기의 역마살을 그저 운명이라고 단정 짓고 극복해야한다고 한 할머니와 옥화의 노력은 화개장터를 떠나고 싶어 했던 그의 꿈을 짓밟은 셈이다.

    만약 운명이 있고 사람들이 이를 인정한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각 사람들에겐 정해진 운명이 있기에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려고 하지 않을 것 이다. 책 속에서의 '운명'은 그저 자기 만족 또는 자기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은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 고작 '운명'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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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 학교에서 이 소설을 두고 운명을 논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손쓸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무력할까요.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음을 덕분에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