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노골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한국 사회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외국으로 떠나는 도피생활을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침 출근 시간의 지옥철, 문제가 있어도 표현하기 힘든 위계질서 사회,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여유없는 사람들.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 계나는 답답한 개인적인 현실과 한국사회의 단점에 맞물려 도피하듯이 호주로 떠난다. 그러나 호주에서도 삶은 녹록하지는 않다. 사람들은 여유롭고 시급이 높지만 외국인 노동자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책에는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개의 행복한 기억으로 오랫동안 버티는 사람이 전자고 순간순간의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후자다. 이야기의 끝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두 종류의 행복을 다 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호주로 떠나지만 정말 주인공이 원하던 미래를 얻었을지는 미지수다.
사람들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가 다르고 우선시하는 가치가 천차만별이다. 가볍게 시작한 책이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곳곳에 등장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고민해보게 되었다. 술술 넘어가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책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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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오늘의 젊은 작가 7)(양장본 HardCover)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