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작가 양귀자 출판 쓰다 그댜댜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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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포함된 서평입니다

    서평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런 소설이 쓰여졌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는 점을 먼저 밝히고 싶다. 반면, 거의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 소설을 파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나를 포함해서)이 많다는 점은 조금 슬픈 부분이다. 오히려 정말로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코미디로 웃고 넘길 수 있는 소설이 아니었을까.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강민주라는 이상화된 대상이, 똑똑하고 이성적인 여성이 감정적인 면모를 드러낼 때가 종종 보인다. '남성 중심 사회에 저항하는 여성'이 '남성'에 대해서는 적대적이지만 백승하라는 객체를 마주하면서 변하는 모습. 결국 그녀도 이상화된 대상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이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그 면모 때문에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는 남자에게 빠진 여자의 최후를 보고 경계하라는 작가의 충고일까? 아니면 결국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항상 이성적일 수 만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야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함일까.

    곳곳에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결말 부분이었다. 주인공 강민주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마무리지어졌지만, 그 원인이 남자의 질투였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많은 역사책이나 소설을 보면 항상 '악녀'가 등장하고 '사소한' 악녀의 질투 때문에 대사를 그르치거나 파국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이를 꼬집고자 했던 것일까. 곳곳에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되면서 페미니즘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화를 내는 사람들, 책 한 줄도 읽어보지 않고 영화를 폄하하는 사람들을 내 주변에서도 많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칼의 노래> 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100만부가 팔린 소설이다. 그만큼 사회에서 많은 논의가 되고 있다는 뜻인데, 왜 20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지도 않고 시대를 역행하고 있을까.

    현 상태와 다른 것은 언제나 불편감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어 나갈 것이다. 이 소설이 모두에게 편하게 읽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이 책에 대한 평론의 한 구절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강민주의 꿈은, 그 영화에서의 동기호테의 꿈처럼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그 꿈은 아스라히 먼 곳을 그리는 소녀 취향적인 꿈이 아니라, 꿈꾸기 자체가 현실 속에서 힘을 갖기를 바라고 그 힘이 어떤 것일 수 있는가를 묻는 그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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