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딘가에 겉면에는 편지가 적혀있고 안에는 꽃이 든 종이봉투가 놓여있다. 이 선물에 주인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연히 이 곳을 지나다 발견하는 이가 오늘 이 선물을 받는 주인공이 된다. 편지에는 지친 하루와 일상을 다독여주는 내용들이 누가 받아도 어색하지 않게끔 다정하게 적혀있다. 기획자의 따뜻한 의도가 느껴지는 깜짝 이벤트는 동네 사람 모두의 행복을 목표로 하는 것 마냥, 꾸준히 진행됐고 그 사연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비밀편지는 3년 동안 5,000장의 손편지로 신촌 골목을 채운 저자의 실화와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이다. 이런 시도를 한 저자의 마음이 참 좋고, 나의 어릴 적 상상과도 비슷하여 관심이 갔다. 지식을 구하는 책은 아니다. 마음이 허전한 날, 무언가로 인한 상처가 깊어지는 날 읽으면 좋은 책이다.
부산을 방문할 때도 이벤트처럼 등장하였던 저자는 하루 전날 혼자서 SNS로 방문을 알리고 내려와 사인회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 마침 그곳을 들른 독자들은 신촌에 번졌던 그 꽃과 편지봉투를 선물로 받아 갔다.